與 '이재명 위기' 편승 말고, '용산 의혹' 해법 내놓을 때다

입력
2024.11.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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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국민의힘이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오는 25일에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까지 예정돼 당정 갈등에서 잠시 벗어날 정치적 기회를 맞은 게 분명해 보인다. 한동훈 대표는 위증교사건을 두고 “이재명 대표를 법정구속하더라도 국회동의안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까지 하고 나섰다. 당내에선 ‘이재명 대표직 사퇴 추진위’, ‘이재명 의문사 진상규명위’, ‘재판지연방지 태스크포스(TF)’ 등 야당 악재를 부각시킬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재명 공박에 몰두할 게 아니라 ‘쇄신 골든타임’을 살려야 할 때라는 우려와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여권 상황은 심각하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022년 6월 지방선거 때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과 경북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원칙이나 철학이 아니라 사람별로 구체적으로 개입하더라”는 등 대통령이 특정인 공천을 얘기했다고 증언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누구를 공천해 줘라’ 이런 얘기는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명태균씨를 수사 중인 검찰도 명씨가 창원시장과 회동하고, 창원시 공무원들로부터 대외비 보고를 받는 등 국가산업단지 유치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추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공천 개입 의혹은 물론, 하루가 멀게 늘어나는 ‘명태균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한 해명과 수사를 통한 국민적 의구심 해소가 절실해졌다는 얘기다.

여당이 '이재명 판결'에 편승해 '용산 의혹'과 국정쇄신에 대한 민심의 요구를 적당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특별감찰관 추진 정도를 성과인 양 안주할 때도 아니다. 지난달 23일 “(이재명 1심 전에) 김건희 여사에 관한 국민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 한다”는 작심 발언대로 한 대표는 지금 여권의 쇄신을 끌어내야 한다. '이 대표 부부는 수사와 재판을 받는데, 김건희 여사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명 판결에 편승해 민심을 또다시 외면하면 지금까지보다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여당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