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닮은꼴’ 메이저리거 미치 화이트가 ‘어머니의 나라’ 한국 땅을 밟는다.
SSG는 16일 화이트와 총액 100만 달러 전액 보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7일 드루 앤더슨과도 총액 120만 달러(연봉 115만 달러·옵션 5만 달러) 조건의 재계약을 발표한 SSG는 이로써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외인 원투펀치 구성을 완료했다.
SSG의 발 빠른 행보에는 올 시즌 구단이 겪은 마음고생이 묻어 있다. SSG는 올해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과 로버트 더거의 부진으로 마운드 운영에 애를 먹었다. 더거의 대체자인 앤더슨이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내년에 선발로 풀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화이트는 좋은 옵션이었다. SSG는 “화이트는 올 시즌 평균 시속 152㎞, 최고 156㎞에 달하는 빠른 공을 선보였고, 회전력도 우수하다”며 “여기에 큰 각도와 예리한 움직임을 가진 투심, 슬라이더, 커브, 스위퍼 등 변화구 완성도도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SSG가 별도의 옵션 없이 전액 보장조건으로 화이트를 영입한 데서 그에 대한 기대감이 드러난다.
화이트 입장에서도 KBO리그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2016년 메이저리그(MLB)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20년 8월 29일 텍사스전 8회말에 등판해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추신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박찬호 닮은꼴’로 한국 팬들에게 각인된 그는 외조부모님과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MLB에 완벽하게 정착하지는 못했다. 다저스를 떠난 화이트는 2022~23년 토론토에서 뛰었고, 올해에도 두 번이나 팀(샌프란시스코·밀워키)을 옮겼다. 지난달 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빅리그에서 71경기 185이닝 4승 12패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한 그가 원하는 조건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했다.
만약 화이트가 빅리그에 재도전한다면, ‘어머니의 나라’ 한국이 훌륭한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이미 메릴 켈리(당시 SK)와 에릭 페디(NC) 등이 ‘역수출 신화’를 쓴 바 있다. SSG는 “한국계 3세인 화이트가 KBO리그 및 한국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화이트 역시 “어머니의 나라에서 꼭 한 번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하루빨리 리그에 적응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