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함께 살았던 아내를 흉기로 내리쳐 살해한 7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이정형)는 14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71)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임씨는 올해 4월 서울 성동구 응봉동의 아파트에서 아내와 말다툼 끝에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는 술에 취해 아내가 자신을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오인하고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임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 전후로 기억하는 행동들을 비춰볼 때, 술에 취해 사물 감별에 미약한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며 "배우자를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해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 이후 피해자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령으로 장기간 징역 이후 재범 가능성이 적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며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