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스크’ 앞 손잡은 친윤·친한...특감 ‘무표결 추인’ 주목

입력
2024.11.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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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판사 겁박하려거든 논술 끝나고" 이재명 직격
친윤에서는 "특별감찰관 수용" 전향적 메시지

국민의힘이 오랜만에 ‘당정 원팀’ 기류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더불어민주당의 '장외 집회'를 겨냥해 "판사 겁박 무력시위"라고 직격했고, 친윤석열계는 '대통령 친인척 비위 조사를 위한 특별감찰관 임명'이라는 한 대표 요구안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15일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일단 집중해야 한다는, 일종의 '전략적 휴전'이다.


한동훈 때리고 국민의힘 가세하고

한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야당이) 민생은 못 챙겨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라며 "대입 논술 시험 날 (야당의 장외 집회로) 차 막히고 시끄럽게 하는 것, 최악의 민폐"라고 했다. 이어 "하고 싶은 판사 겁박 다 알겠고, 민주당 기대와 달리 인원 동원이 잘 안되는 것도 국민들이 다 안다"며 "대입 시험 날에는 출근 시간도 뒤로 미루며 배려하는 게 동료 시민의 동료 의식"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16일 3차 장외집회를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4개 야당과 공동 주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도 ‘이재명 때리기’에 가세했다.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대선자금 6억 원, 뇌물 7,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돼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되고 법정 구속됐다”라며 “이 대표가 (입장을 밝히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공범임을 자인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특검 대신 특감' 분위기도 확산

한 대표와 당내 목소리가 이재명 때리기에 모이는 사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둘러싼 친한·친윤계 불협화음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친윤계에서는 “특별감찰관은 한 대표가 주장해서 용산에서도 수용한 것이라 당 입장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권성동 의원) “잘될 것 같다”(강명구 의원) 등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이 대대적인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공세에 나서면서 ‘특검 대신 특감으로 상황을 정리하자’는 기류가 확산한 것이다.

당 지도부도 14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계파 갈등을 진화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한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특별감찰관을 추진하기 위해 야당과 합의에 나선다'는 식으로 의견이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협상은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위임될 것으로 보인다. ‘무표결 합의’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원외’인 한 대표도 의원총회에 참석해 특별감찰관 추진의 정당성을 설명할 가능성이 높다.

당 지도부는 대신 민주당이 강행할 김 여사 특검법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검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는 즉시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는 생각은 이미 굳혔다. 재표결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 이탈표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김 여사 특검법에 동의하는 국민 여론이 ‘특검 대신 특감’ 카드로 진정될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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