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이 2021년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군부 최대 지원국인 중국을 찾았다.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 반군 세력은 “중국이 군정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 최고사령관은 이날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 남부 윈난성 쿤밍을 찾았다. 메콩강 유역 6개국(중국·태국·베트남·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서였다. 미얀마 정부 대표 자격으로 중국 및 이웃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과 관계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흘라잉 사령관이 미얀마 군정 최대 지원국인 중국을 방문한 것은 쿠데타 발발(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방중은 중국이 반군의 공세로 수세에 몰린 군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얀마 군정이 위기에 처하자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군부와 저항 세력 간 휴전 회담을 중재해 왔다. 최근에는 중국 접경 지역 반군을 상대로 군사활동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미얀마 반군 점령 지역과 자국 사이 국경을 봉쇄하며 저항군에 대한 물자 공급도 차단했다. 일부 소수민족 무장단체를 압박, 군사정권과의 대화 재개를 주문하는 등 반군 내부 분열도 유도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얀마를 찾아 군부가 추진하는 내년 총선 개최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는 쿠데타 세력 수장을 중국·동남아의 핵심 회의에 초대해,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정식 정부’로 여기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알린 셈이다.
아마라 티하 오슬로평화연구소 연구원은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중국은 미얀마 중앙정부가 실패하면 권력 공백이 생기고, 미국 등 제3국이 들어와 (중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정권 붕괴 시 발생할 불안정성을 우려해 (군부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부에 맞서는 저항 세력은 거세게 반발했다.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진 마 아웅 외교장관은 소수민족 저항 단체들과 함께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흘라잉의 중국 방문은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복잡하게 만든다”며 “우리는 중국이 군정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분명히 말해 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