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낭만이 물든다... 휠체어 바퀴와 지팡이 끝에도

입력
2024.11.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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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다누림관광 선정 도심 단풍 명소

평범한 일상 나들이가 누구에게는 큰맘 먹어야 하는 이벤트다. 서울관광재단과 서울다누림관광이 아이가 있는 가족, 장애인, 고령자 등 관광 약자도 즐길 수 있는 서울의 무장애 단풍 명소를 11월 여행지로 추천했다.

마천루 속 휴식 공간, 여의도공원

여의도공원은 마천루 속 시민 휴식처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길과 새빨간 단풍, 복자기나무 등이 다양한 가을 색감을 뽐낸다. 최소한의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자연생태숲, 각종 행사와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의 마당, 낮은 언덕으로 이루어진 잔디밭과 산책로, 상록수와 낙엽수를 즐길 수 있는 잔디마당 등으로 구성돼 도심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 출입구와 공원 내 노면은 단차가 적고 경사가 완만해 휠체어 사용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다만, 한국 전통의 숲 산책로는 돌길과 흙길이어서 휠체어 접근이 제한적이다. 공원 인근 공영노상주차장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다. 공원 화장실에 장애인 화장실 및 유아용 변기와 보조의자,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돼 있다.

이토록 다채로운 가을, 서울숲

뚝섬 일대에 위치한 서울숲은 약 50만m²(약 15만 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104종, 42만 그루의 나무가 심겨 있다. 참나무, 서어나무, 산벚나무 등 한국 고유종이 대부분으로 가을이면 다채로운 색상이 어우러진다. 특히 은행나무가 빼곡히 줄지어 선 '가을단풍길(숲속길)'이 절경이다. 주변에 식당과 카페가 많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도시의 편리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말에는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평일 방문을 추천한다.


서울숲 입구에는 휠체어 사용자도 접근이 쉬운 안내데스크와 점자안내판, 전동휠체어 급속충전기가 마련돼 있다. 안내데스크에 요청하면 유아차와 휠체어를 대여할 수도 있다. 공원 내에는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으며 산책로는 폭이 넓은 편이다. 일부 자갈 구간이 있어 휠체어 및 유아차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장애인 화장실은 일반 화장실과 별도로 설치돼 있으며, 남녀 화장실이 구분돼 있다. 공원 내 장애인주차장 또는 성수1동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고색창연 단풍 명소, 창경궁 후원

창경궁 후원은 사계절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가을엔 춘당지 연못가의 단풍길이 아름답다. 춘당지는 원래 궁궐 채소밭인 내농포였다. 1909년 일제가 창경궁을 놀이공원(창경원)으로 개조하면서 연못으로 변했고, 1986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재구성됐다. 대온실 분수대 앞 단풍나무도 장관이다. 아이나 노약자, 장애인과 함께라면 임시로 개방된 영춘헌에서 잠시 쉴 수 있다. 정조가 독서를 즐기던 곳으로 고즈넉한 가을의 시간이 흐른다.


창경궁 주 출입구는 경사가 완만해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출입할 수 있고, 궁 내에는 점자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휠체어와 유아차를 대여할 수 있으나 울퉁불퉁한 박석이 깔린 구간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휠체어 사용자를 고려한 장애인화장실과 장애인주차장이 있고, 유아를 위한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대도 설치돼 있다.

현재 162곳 열린관광지, 내년 20곳 새로 조성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5년 열린관광지 조성사업 대상지로 10개 지자체, 20개 관광지를 새로 선정했다. 파주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 춘천 레고랜드와 김유정문학촌, 정읍 내장산국립공원 내장산지구와 구절초 지방정원, 김천 사명대사공원과 산내들오토캠핑장, 안동 이육사문학관과 예움터마을, 영주 소수서원과 선비촌, 상주 국제승마장과 경천섬, 진주 진주성과 월아산 숲속의 진주, 거제 거제식물원, 합천 황매산군립공원과 합천영상테마파크가 대상이다.

열린관광지 조성 사업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관광 취약 계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보행로, 경사로, 편의시설 등을 개보수하고 누구나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162곳이 선정됐는데, 한국관광공사의 무장애 관광정보 홈페이지 ‘모두의 여행(access.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흥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