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군 파병 작전명을 '프로젝트 보스토크'(동방 계획)로 하고 부대 운영을 위한 사령관까지 새롭게 임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에 간 북한군 고위 장성 3명 명단이 공개되고, 일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했다는 정황도 추가 확인됐다. 우크라이나는 무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일본 NHK방송은 지난달 31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러시아가 이번 북한군 파병 작전명을 동방 계획으로 명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가 이번에 파병된 북한군 부대를 관리할 책임자로 2020년부터 러시아군 제76공정사단장을 맡았던 소장을 새로 임명했다"며 "그는 시리아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 측에서는 북한군 장성 3명이 러시아에 파병된 병력과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에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장교 500여 명 중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북러가 본격적으로 부대 운용을 상의하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NHK는 "러시아의 사령관 임명은 병력 배치 등 북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군 일부 병력이 이미 전선으로 이동했다는 확인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30일 열린 제56차 연례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계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러시아 동부에 훈련을 위해 보낸 병력 약 1만 명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원령을 내려 병력을 징집할 경우 러시아 국민이 병력 손실 규모를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그래서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대사도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군 4,500여 명이 이번 주 우크라이나 국경에 도착해 다음 달 안에 전장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 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북한군 공병부대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 이미 주둔하고 있다"며 "(그들은) 아직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곧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제공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비핵 억지력 패키지의 일부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맞다"고 밝혔다.
토마호크 미사일 사거리는 2,400㎞로, 우크라이나가 지난 2월 미국의 지원을 승인받은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거리(300㎞)의 7배가 넘는다. 다만 미 고위 당국자는 NYT에 "(이는) 전혀 실현 불가능한 요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