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새 수장으로 셰이크 나임 카셈(71) 현 사무차장이 29일(현지시간) 선출됐다. 하산 나스랄라 전 헤즈볼라 사무총장이 이스라엘군 공습에 숨진 지 1개월여 만이다.
AP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나스랄라의 후임자로 카셈을 선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셈 신임 사무총장은 나스랄라 사망 이후 ‘헤즈볼라 2인자’로서 조직을 이끌어 왔다. 1982년 헤즈볼라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1991년부터 33년간 사무차장을 맡아 왔다.
1953년 베이루트에서 태어난 카셈의 부모는 이스라엘 접경 지역인 크파르 마을 출신이다. AFP는 카셈에 대해 “나스랄라가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잠적한 뒤,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헤즈볼라 최고위급 관리”라고 설명했다. 나스랄라 사망 이후에는 나스랄라가 선호하는 구어체 레바논어가 아니라, 보다 격식 있는 아랍어로 총 세 차례의 TV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로써 한 달여간 지속된 헤즈볼라의 ‘수장 공백’ 사태는 일단 해소됐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지역 건물을 표적 공습해 나스랄라를 암살했다. 당초 그의 사촌 하솀 사피에딘이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사피에딘 역시 이달 3, 4일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 당시 폭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동안 헤즈볼라는 차기 수장을 뽑지 못했다. 헤즈볼라는 이달 23일에야 사피에딘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이 완화할 기미는 없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30일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군과 현재 지상에서 치열한 교전은 물론, 대규모 공습도 주고받고 있다. 28일 밤에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레바논 동부에서는 6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