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단체 대표가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에 “정치인들에게 편승하지 말라”고 비판하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유감을 표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과 이종태 의대협회 회장을 언급하며 “교수님들의 결정이 정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 혹여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번 숙고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대한 동의가 아닌,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의정 대화에 부정적이었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등 다른 의사단체들도 마음을 돌려 협의체 참여를 고심 중이다. 하지만 대전협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 없다”며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한동훈 대표를 향해서도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처럼 허망하지는 않아야 할 텐데 한 대표는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성과라고 외칠 건가”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태 파악과 상황 판단에 꽤나 문제가 있다”며 “왜곡된 발언을 서슴지 않는 한지아 수석대변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인적 쇄신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대전협은 여전히 존재하며 저 역시 위원장으로서 사직한 전공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마저 최선을 다하려 한다”며 “한 대표는 의사 결정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되며 여당 대표로서 엄중하게 임해 주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전협 비대위 차원에서 지역을 순회하며 병원 전공의 대표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이날 밤엔 부산·울산·경남 지역 전공의 대표 및 의대생 회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직 전공의인 임진수 대한의사협회 이사는 박 위원장의 글에 남긴 댓글에서 “누가 결과를 얻냐보다는 의료계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오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대전협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 것이 늘 아쉬운 부분이었다. 의료계 내부에서 원치 않는 결과를 받아오고자 야합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