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신임 종법사 "넘치는 부, 일부 소수가 누려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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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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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성도종 종법사 취임 간담회

"지금 시각에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삶을 포기하는 이웃들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탐욕에서 생기는 문제가 심각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종법사 취임을 앞둔 왕산 성도종(74) 종사(宗師)가 22일 전북 익산총부에서 간담회를 열고 "부의 총량이 넘치는데도 인간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선거를 통해 제16대 종법사로 선출된 성 종사는 다음 달 3일 취임하며 6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그는 "넘치는 총량을 일부 소수가 누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국민이, 앞날이 창창한 청년 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치고, 기업을 경영하는 마인드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종교가 기여할 수 있다면 그런 메시지를 계속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불교는 12년을 '1회'(會)로, 3회·36년을 '1대'(代)로 규정해 시대를 구분하는데 올해는 개교 109주년이라서 3대를 끝내고 4대를 시작하는 해다. 성 종사는 교법 정신 회복, 교화 구조의 대변화, 세계교화 기반 확충, 지속 가능한 지구공동체 실현, 전무(원불교 초창기부터 출가 교도로서 일생을 헌신한 분) 출신 역량 강화와 제도 개선 등을 원불교가 이뤄야 할 핵심 과제로 꼽았다. 젊은 층의 탈종교화 경향에 대해서는 "제도 종교를 사람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분명히 확산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연결 통로가 끊어진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손길을 뻗을 것인가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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