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괜찮아... 사람과 사는 법 배워가는 번식장 구조견 '라미'

입력
2024.10.20 14:00
[가족이 되어주세요] <455> 3, 4세 추정 암컷 웰시코기 '라미'


충남 예산군 인적이 드문 산속에 차려진 불법 번식장. 번식장 주인은 허가된 영업장 옆에 뜬장을 설치해 불법으로 50여 마리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불도그, 웰시코기, 치와와, 시추 등의 이른바 품종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번식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었는데요.

20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단체는 지난해 9월 불법 번식장에서 태어난 반려동물이 거래되는 경매장의 문제를 파헤치면서 이곳 번식장을 알게 됐습니다. 이곳은 두 번의 화마로 수많은 반려동물이 목숨을 잃었던 곳이기도 했는데요. 단체는 번식업자를 설득해 번식장을 폐쇄하기로 하고, 소유권을 포기받은 다음 개들을 구조했습니다.


워낙 열악한 상태에서 길러지다 보니 개들의 건강은 악화된 상태였습니다. 이미 임신 중에 구조된 개들도 있었지요. 개들은 보호소에서, 임시보호가정에서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구조된 웰시코기종 '라미'(3, 4세 추정·암컷)도 심장사상충 치료를 끝내고 지난달 초부터 임시보호가정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라미는 그동안 새로운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였는지 처음에는 소심한 성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임시보호 가정에서 지낸 지 한 달 만에 사람과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사람을 따른다고 해요. 임시보호자가 외출했다 들어오면 반겨주기도 하고 또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고 합니다. 미용(털 깎이)도 목욕도 잘 한다고 하고요.

다만 뜬장에서, 보호소에서만 지낸 영향으로 아직 다리에 근육이 많지 않아 걷는 속도가 느립니다. 또 실내 배변 성공률도 높지 않아 배변 교육이 필요하며, 아직 계단 오르내리기에도 익숙하지 않아 배워가고 있다고 해요.

장수연 비글구조네트워크 활동가는 "라미는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 조금만 가르쳐줘도 금방 배우고 적응하는 편"이라며 "다만 새로운 경험을 앞으로 해야 하는 만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고 가르쳐줄 가족이 나타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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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