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붕 떠있지만 고난 극복할 계획 있다”…뒤숭숭한 하이브는 직원들 격려

입력
2024.10.16 22:08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일본 TV와 인터뷰
하이브는 직원 독려에 나서

모회사 하이브와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의 계획을 이뤄갈 것"이라며 "고난을 극복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15일 일본 TV아사히·ANN(TV아사히계 민영방송) 뉴스 프로그램 '보도스테이션'이 공개한 민 전 대표와 단독 인터뷰에서다.

민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하이브, 어도어와) 프로듀서 계약을 안 했기 때문에 프로듀서도 아니고 대표이사도 아니어서 사내이사로서 권한만 있기 때문에 사실 붕 떠 있는 상황"이라면서 뉴진스 관련 실무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은 하고 있지만 다음 단계에 대한 게 붕 떠 있는 상황이라서 이제 이 상황을 빨리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원래 내년에 뉴진스 월드 투어부터 시작해 연초 정규앨범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하고 있었다"고 했다.

민희진 "다음 단계로 가려면 하이브와 갈등 빨리 정리해야"

민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 해임이 부당하다며 어도어의 대주주인 하이브를 상대로 주주간계약에 따라 자신을 재선임하도록 의결권을 행사하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11일 심문기일이 열렸다. 재판부는 이달 25일 심리를 종결한 뒤 가급적 빠른 시간 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나한테 배임이라는 죄명을 씌웠으면서 프로듀서 제안을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면서 "K팝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레이블을 만들고 싶던 중 하이브가 같이 만들자고 해서 많은 선택지 중 골라서 왔는데 그런 부분이 보장되지 않았으면 (하이브에) 입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창작만으로는 시스템의 모순과 딜레마를 개선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자신의 비전을 이루려면 제작, 투자, 경영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면서 대표이사직 복귀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희진 "사필귀정이라는 믿음이 있으니 한번 해보는 것"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한 뉴진스 멤버 하니에 대해선 "(호주에 거주하는) 하니 엄마가 지금 서울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서울에 있는 엄마 역할을 하고 버팀목이 돼야 한다"면서 "(나이 어린 뉴진스 멤버들을) 아바타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 전 대표는 "이 테스트가 내 인생만 걸린 테스트가 아니라 저와 함께 하는 모두의 인생이 걸린 테스트이기에 싸우고 있다"면서 "사필귀정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한번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분쟁이 어떤 식으로든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고 최대한 뉴진스 계획을 이뤄갈 텐데 당장은 중단돼 있더라도 나중에 다른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 대표 "믿고 기다리면 실타래 풀려가는 것 목격할 것"

하이브와 민 전 대표 간의 갈등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이브는 사내 직원들 독려에 나섰다. 이재상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직원 상대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믿고 기다려 주면 하나하나 실타래가 풀려가는 것을 목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칙적, 합리적으로 조치해 가고 있다"면서 "여러 상황 속에서도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도 했다. 이 CEO는 "우리는 팀 하이브"라며 "서로를 위해, 서로에게 힘이 되기 위해 따뜻한 말로 서로 다독이고 많이 응원해주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하이브는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자 4,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15일 공시했다. 표면 금리, 조기상환 수익률, 만기보장수익률은 0%다. 2021년 발행한 전환사채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100%에 육박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약 4,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처다. 이 CEO는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매우 건강하다"며 "가용 현금이 1조2,000억 원이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