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돈 들여 웹 드라마 만든 이 회사의 진심..."AI 기술, 고객에 쉽게 알리고 싶었죠"

입력
2024.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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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유형욱 마케팅팀 상무
직장인의 AI 활용 고민 담은 콘텐츠 제작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나의 일자리를 위협할까, 아니면 업무 혁신을 도와줄까. 이런 궁금증에 답하는 삼성SDS의 웹드라마 '자, 이젠(GEN) AI(시)작이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대표 시스템통합(SI) 기업이 웹드라마를 직접 만든 사연을 유형욱 삼성SDS 마케팅팀장(상무·44)을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사옥에서 만나 들어봤다.

'자, 이젠 AI작이야'는 삼성SDS가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와 공동 제작한 웹드라마다. 9월 11일부터 삼성SDS 유튜브 채널을 통해 6편의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웹드라마를 기획한 건 삼성SDS의 마케팅팀이다. 유 상무는 "AI 기술이 발전되는 속도가 빠르지만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까지 갭(gap·격차)이 있다"면서 "생성형 AI 플랫폼인 패브릭스나 AI 기반 협업 설루션인 브리티 코파일럿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을 팀원들과 고민하다가 스토리를 짜서 드라마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가 모아지자 웹드라마 제작에 속도가 붙었다. 특히 드라마 전문 제작사가 아닌 SI 기업이 만든 웹드라마지만 대중에게 재미있고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배우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 비서실장 역을 맡았던 정희태와 유튜브 드라마 '인턴'에서 활약해 2030세대에게 친숙한 최하슬을 출연시켰다.



생성형 AI 안내서 같은 웹드라마… 직장인 공감 ↑


'자, 이젠 AI작이야'는 직장인을 위한 생성형 AI 안내서 같다. 생성형 AI가 내 직업을 대체하진 않을지, 내가 활용을 잘 할 수 있을지 불안이 큰데 사무용품 회사 '세별문구'의 직장인들을 통해 이런 내용을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세별문구에서 오래 일한 배성철 부장(정희태)은 연례 행사인 재고 조사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어 피하고 싶어 하지만 갓 입사한 신입사원 신다솜(최하슬)이 삼성SDS의 패브릭스 설루션을 활용해 서너 시간 만에 재고 조사를 끝내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실제 삼성SDS 전 임직원은 웹드라마에 소개된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을 평소 업무에 활발히 쓰면서 실질적 업무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 패브릭스는 기업이 원하는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계해 업종 특화 용어나 데이터를 학습해 영업·구매·물류·경영지원 등의 핵심 업무시스템에 코파일럿을 구현하는 형태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어서다. 유 상무는 "저도 발표를 준비할 때 오픈AI의 달리를 활용해 적절한 예시와 시각자료를 만들고 해외 마케팅 담당자에게 보낼 다국어 이메일은 내부 Gen AI 서비스를 활용해 빠르게 만든다"면서 "고객의 의견을 글로 옮겨 요약 보고서를 만들 때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른 기업들도 삼성SDS의 생성형 AI 플랫폼을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협업 설루션인 브리티 코파일럿을 도입해 전 직원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협업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됐다. 해외 파트너사와 화상 회의 시 대화 기록이나 번역 등을 쉽게 해주고 각 사업장의 문서를 코파일럿이 쉽게 찾아주기도 한다. 웅진 렌털 서비스도 패브릭스를 렌털관리 설루션인 WRMS에 도입해 고객 문의를 음성에서 텍스트로 변환해 분석하고 상담사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업무를 돕고 있다.



"기술 민주화 가속… 생성형 AI 대중화 시대 온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주로 하는 삼성SDS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에 힘쓰는 이유가 뭘까. 유 상무는 "생성형 AI가 나타난 후 기술의 민주화가 빨라지면서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던 IT 기술이 더 이상 기술자들만의 것이 아닌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제 자연어를 사용해 원하는 프로그램도 생성해 낼 수 있는 시대가 된 만큼 전문 영역의 경계 없이 일반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가 업무용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자연스럽단 뜻이다.

유 상무는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너무나 많은 설루션이 나오는 어지러운 상황"이라면서 "삼성SDS는 고객들의 문제를 비용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는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