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겨냥한 한동훈의 역공... 김대남 '공격 사주' 감찰 지시

입력
2024.10.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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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김대남 일탈' 해명에도 강제 조사 강수
감찰 소식 후 탈당한 김대남...지도부 "고발 검토"
대통령실 "김 여사와 무관...韓, 책임 있게 말했으면" 불쾌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과 짜고 자신을 공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 대한 당내 감찰을 전격 지시했다. 형사 고발도 검토한다. 대통령실과의 충돌을 피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자신을 배척하는 듯한 대통령실에 한 대표가 역공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김 전 행정관(전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에 대한 감찰을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지시했다. 국민의힘 당규는 ‘당의 명예를 훼손한 당원에 대해서는 당규가 정하는 바에 따라 징계한다’고 정하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은 국민의힘 당적을 갖고 있어 감찰 대상에 해당한다.

대통령실 '김대남 일탈' 해명에도 강제 조사 강수

김 전 행정관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둔 7월 10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관계자와 통화하며 한 대표의 '비위 의혹'을 제보했다. 한 대표가 4·10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이미지 분석 등을 위해 당비 70억 원을 들여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이는 당비 횡령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다. 김 전 행정관은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이 때문에 지금 진짜로 죽으려고 한다”면서 “너희가 이번에 그것을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아주 여사가 좋아하겠다”고 기사화를 요청했다. 당시 김 전 행정관은 대통령실을 떠나 나경원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대외일정 특보를 맡고 있었다.


감찰 소식 후 탈당한 김대남...지도부 "고발 검토"

김 전 행정관은 이날 당의 감찰이 결정된 직후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주변인 조사 등은 이어갈 방침이지만 당원이 아닌 사람에 대한 감찰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곽규택 당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조사는 계속 이어갈 것이고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전 행정관의 '윗선'을 향한 강제 수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개인 일탈로 넘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표 측 인사는 본보에 "여론조사 사적 이용 논란은 당 총선백서 특위가 대외비로 의논 중인 내용이었는데, 배후 없이 김 전 행정관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단, 백서 특위 측은 본보에 "김 전 행정관과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김 전 행정관이 연봉 3억 원의 서울보증보험 상근이사에 지난 8일 임명된 것도 대가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실을 향한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도 읽힌다. 대통령실은 전날 김 전 행정관 문제가 불거지자 "개인 일탈로 대통령실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김 여사와 무관...韓, 책임 있게 말했으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행정관은 김 여사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며 "한 대표가 위치에 걸맞게 잘 확인해서 책임 있는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대표가 과잉 반응으로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말 일탈인지 여부를 진상 조사를 통해 확인해보자는 것"이라며 "공작 정치의 냄새가 짙게 난다"고 반박했다.


이성택 기자
나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