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찾은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한 뒤 시체를 훼손해 저수지에 유기한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의 공범 3명 중 마지막으로 붙잡힌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당초 보이스피싱 범죄 구인광고로 만났다가 범죄 수익이 적어 관광객을 납치해 돈을 빼앗기로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강도살인과 시체은닉, 시체손괴 등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3일 일당 B, C씨 2명과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남성 D(34)씨를 납치‧살해하고 플라스틱 드럼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어 인근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B씨는 지난 5월 12일 전북 정읍에서 긴급 체포됐고, C씨는 5월 1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검거된 뒤 7월 10일 국내로 송환돼 모두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사건 발생 4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베트남 한 은신처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 일당은 태국에서 보이스피싱 구인광고를 통해 만났다. 현지에 있던 A씨가 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본 B씨가 1월, B씨의 고향후배인 C씨가 3월 태국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자 클럽에 놀러 온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해 돈을 빼앗기로 공모했다. 이후 SNS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D씨를 사건 당일 방콕 현지 클럽으로 불러내 술에 취하게 한 뒤 호텔에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워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이어 파타야로 이동해 B씨 시신을 훼손하고 드럼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어 굳힌 다음 인근 저수지에 버렸다. 이 과정에서 D씨 휴대전화로 370만 원을 빼돌리고, D씨 가족에게 전화해 “D씨가 마약을 강에 버려 손해를 봤으니 1억 원을 보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