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도면 팔팔하지"... 50·60대 한국인, '체감 나이' 어리게 느낀다

입력
2024.09.29 15:00
KB금융 '한국 웰니스 보고서' 첫 선
평균 47세부터 노화 느끼기 시작
"2차 베이비부머, 건강 관리 낀 세대"

한국인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건강 나이’의 노화 시계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천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KB금융그룹은 한국인의 몸과 마음 건강에 대한 인식, 관리 행태, 세대별 건강관리 특징 등을 분석한 ‘2024 한국 웰니스 보고서’를 첫 발간했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 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뜻한다.

한국인은 자신이 느끼는 건강 나이를 실제 나이보다 평균 1세 어리게 체감하고 있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자신의 체감 나이를 더 어리게 봤다. 20·30대의 경우 실제 나이보다 체감 나이를 1~3세 많게 인식한 반면, 50·60대는 실제 나이보다 체감 나이를 2~5세 적게 느꼈다.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로는 평균 47세를 꼽았고, 여성(46세)이 남성(48세)보다 노화를 빨리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상 어떤 변화가 나타날 때 ‘늙기 시작했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피부 노화’가 54.5%로 1위였고, ‘체력·기력 저하(51.4%)’와 ‘시각·청각·미각 등 신체 감각 저하(38.4%)’ 등이 뒤를 이었다.

10명 중 7명이 식단을 관리하고, 9명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다고 답해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높은 관심도와 공감대가 확인됐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지침인 ‘주 3일 이상 유산소 운동(56.4%)’과 ‘주 2일 이상 근력 운동(42.8%)’ 실천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최근 1년 간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한 적 있다’는 응답이 62.5%로 높았지만, 문제 발생 때 치료를 위해 전문기관·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은 34.2%로 낮았다.

세대별 분석에선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8~1974년생)’가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 부담으로 본인 건강을 챙기기 어려운 ‘건강관리의 낀 세대’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Z세대(1995~2004년생)’는 ‘1년 내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71.6%로 다른 세대보다 높았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장은 “세대별 건강관리 특징을 깊이 있게 연구한 이번 보고서가 사회적·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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