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남긴 명언 "인생은 하나의 드라마" ('서울드라마어워즈')

입력
2024.09.25 18:53
제19회 서울드라마어워즈
박찬욱 감독, '동조자'로 골든버드상 수상

박찬욱 감독이 '동조자'로 국제 초청 부문 골든버드상을 차지했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홀에서는 제19회 서울드라마어워즈가 개최됐다. 아나운서 배성재와 배우 설인아가 진행을 맡았다.

이날 국제 초청 부문 골든버드상은 HBO '동조자'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받았다. '동조자'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드라마로, HBO 채널에서 방영된 7부작 드라마다. 극중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미 중앙정보국 CIA 요원과 하원의원, 영화감독, 교육자 등 1인 4역을 연기했다.

이번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은 국제 사회의 복합적인 갈등을 자신만의 감각과 예술적 역량으로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든버드상은 전 세계 화제작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확보하며 드라마 산업에 획을 그은 작품 및 관계자에 수여하는 상이다.

박 감독은 "경력을 시작한 이후 대개 영화를 만들었다. 마음 속 어린 아이는 항상 TV드라마를 꿈꿨다. 개성 강한 등장인물들이 매력을 뽐내는 기회, 수많은 사건이 모이면 큰 이야기, 의미를 갖게 된다. 자질구레한 사건들이 긴 호흡으로 모여서 만들어내는 드라마 때문이다. 2시간짜리 영화는 생략되고 무시되고 편집돼 없어진다. 무엇보다 에피소드 끝날 때마다 다음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드라마의 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인은 영화만 만드는 시대가 지나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드라마 시리즈를 두 편이나 만든 사람으로서 방송인으로 불릴 자격이 있다. 이 영광스러운 상을 떳떳한 마음으로 받겠다. 인생을 하나의 드라마로 친다면 결말을 알고 싶다. 끝내 알지 못하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끝을 모르고 봐야 재밌다. 우리의 인생도 한 장면을 음미하고 즐기면서 살면 좋겠다. '동조자' 시리즈를 만든 방송국, 프로덕션,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다. 당신들은 내 삶이라는 드라마에 최고의 등장인물들이었다"라고 말해 축하를 받았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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