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응원 덕에 (2024 파리 올림픽 입상 실패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다시 즐겁게 점프할 수 있다.”
올 시즌 국제대회 일정을 마친 ‘스마일 점퍼’ 우상혁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자마자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파리 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그는 2m27의 성적으로 7위에 그치며 뜨거운 눈물을 쏟은 바 있다. 우상혁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많은 분이 ‘너무 아쉬워하지 말라. 우상혁 선수를 보며 즐거웠다’고 격려해주셨다. 정말 큰 힘이 됐다”며 “파리 올림픽에서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지만,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그래도 내가 뭔가를 꾸준히 해왔구나’라는 안도감도 느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의 응원을 실감한 그는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30의 기록으로 정상에 서며 올림픽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우상혁은 이어 “올림픽 메달을 딸 좋은 기회를 놓쳤지만, 내 점프가 올해로 끝나는 건 아니다”라며 “내년 도쿄 세계선수권,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치르다 보면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4년 동안 즐겁게 점프하고,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재도약의 의지도 나타냈다.
다만 그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4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2m25의 기록으로 3위에 머문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우상혁은 “지난해 4위를 했다면 이번 대회 결과에 대한 서운함이 덜했겠지만, 작년에 우승한 대회에서 3위를 해 아쉬움이 남았다”며 “올해 열리는 마지막 주요 국제대회여서 더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비록 기대했던 성과를 얻진 못했지만, 우상혁은 올해도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인정받았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개별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 상위 1∼6위에 오른 선수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로,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지닌 점퍼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기량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우상혁은 “올해는 올림픽을 치르기 전에 국제대회를 많이 치르지 않았다. 올림픽이 끝난 뒤 약 한 달 동안 대회 3개(실레지아 다이아몬드리그 4위,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1위, 브뤼셀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3위)를 치르면서 나는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해야 즐거움을 느끼고, 기량도 올라오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할 생각이다. 1월 실내 시즌부터 출전하려면 11월부터는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우상혁의 다음 목표는 내년 9월에 열리는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이다. 그는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육상 최초로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열린 부다페스트 대회에서는 6위에 머물렀다. 우상혁은 2021년 도쿄 올림픽이 열렸던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한국 육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우상혁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 도쿄 세계선수권에서는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분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우상혁은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다음달 열리는 전국체전을 대비한 훈련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