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 면전서 "무시해"... 직장갑질119 "사실이면 직장 내 괴롭힘"

입력
2024.09.13 15:59
뉴진스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하니 "인사했더니 타 그룹의 매니저가
제 앞에서 '무시해'라고 해" 피해 주장
시민단체 "아이돌들 노동법 사각지대"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하이브 소속 타 그룹 매니저 등에게 인사했다가 "무시해"라는 말을 면전에서 들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사실이라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13일 '뉴진스 라이브 직장 내 괴롭힘 판단 5문 5답'을 통해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은 '상사나 다수 직원이 특정한 직원과 대화하지 않거나 따돌리는 이른바 집단 따돌림,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의도적 무시·배제' 등을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간 행위로 설명한다"고 밝혔다.

하니 "제가 다 들리는데 '무시해'라고"

앞서 지난 11일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등 뉴진스 멤버 5명은 예고 없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소속사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어도어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하니는 '인사 무시' 피해를 호소했다.

하니는 과거 하이브 사옥 4층 헤어·메이크업을 받는 장소 복도에서 혼자 대기하다 하이브 타 그룹 팀원들과 담당 매니저가 지나가서 서로 인사를 나눴다고 했다. 그런데 잠시 뒤 해당 그룹이 다시 본인을 지나치는데, 일행인 담당 매니저가 대놓고 "무시해"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니는 "제 앞에서, 제가 다 들리고 보이는데 '무시해'라고 하셨다"면서 "제가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지금 생각했을 때도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타 그룹) 매니저가 하니의 인사를 무시하고, 다른 이에게 뉴진스 멤버들 인사를 무시할 것을 주문했다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투명인간 취급, 대표적 괴롭힘 유형"

직장갑질119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 적용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연예인인) 뉴진스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을지 여부는 문제"라면서도 "전속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아이돌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거나 노동관계법령 사각지대에 계속 남겨두는 게 적절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 이유로 이 단체는 "회사와 아티스트가 실제로 '동등'한 관계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아이돌과 연습생은 실질적으로 회사의 강력한 업무 지시를 받고, 각종 폭력이나 노동착취 등 피해를 입어도 노동관계법령을 통해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뉴진스에게 하이브와 어도어는 직장이고, 매니저와 다른 연예인 멤버들은 상사이자 동료들"이라며 "따돌림, 투명인간 취급은 대표적인 괴롭힘 유형이고 당하는 사람에게 큰 고통을 주기에 경영진 간 분쟁을 떠나 잘못 없는 아이돌 가수를 괴롭히는 것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누리꾼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진스의 하이브 내 따돌림 폭로 사건을 수사하고 위법행위가 발견될 시 관련자들을 엄히 처벌받게 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민원을 고용부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피해자, 가족, 노조, 제3자 등 누구든 할 수 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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