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하이브 소속 타 그룹 매니저 등에게 인사했다가 "무시해"라는 말을 면전에서 들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사실이라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13일 '뉴진스 라이브 직장 내 괴롭힘 판단 5문 5답'을 통해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은 '상사나 다수 직원이 특정한 직원과 대화하지 않거나 따돌리는 이른바 집단 따돌림,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의도적 무시·배제' 등을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간 행위로 설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등 뉴진스 멤버 5명은 예고 없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소속사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어도어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하니는 '인사 무시' 피해를 호소했다.
하니는 과거 하이브 사옥 4층 헤어·메이크업을 받는 장소 복도에서 혼자 대기하다 하이브 타 그룹 팀원들과 담당 매니저가 지나가서 서로 인사를 나눴다고 했다. 그런데 잠시 뒤 해당 그룹이 다시 본인을 지나치는데, 일행인 담당 매니저가 대놓고 "무시해"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니는 "제 앞에서, 제가 다 들리고 보이는데 '무시해'라고 하셨다"면서 "제가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지금 생각했을 때도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타 그룹) 매니저가 하니의 인사를 무시하고, 다른 이에게 뉴진스 멤버들 인사를 무시할 것을 주문했다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 적용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연예인인) 뉴진스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을지 여부는 문제"라면서도 "전속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아이돌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거나 노동관계법령 사각지대에 계속 남겨두는 게 적절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 이유로 이 단체는 "회사와 아티스트가 실제로 '동등'한 관계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아이돌과 연습생은 실질적으로 회사의 강력한 업무 지시를 받고, 각종 폭력이나 노동착취 등 피해를 입어도 노동관계법령을 통해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뉴진스에게 하이브와 어도어는 직장이고, 매니저와 다른 연예인 멤버들은 상사이자 동료들"이라며 "따돌림, 투명인간 취급은 대표적인 괴롭힘 유형이고 당하는 사람에게 큰 고통을 주기에 경영진 간 분쟁을 떠나 잘못 없는 아이돌 가수를 괴롭히는 것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누리꾼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진스의 하이브 내 따돌림 폭로 사건을 수사하고 위법행위가 발견될 시 관련자들을 엄히 처벌받게 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민원을 고용부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피해자, 가족, 노조, 제3자 등 누구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