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릉군에 이틀간 3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려 급경사 지역을 중심으로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 군은 산사태 경보를 발효하고, 주민들은 서둘러 대피에 나섰다.
12일 울릉군에 따르면, 전날 울릉군 울릉읍에 99.9㎜의 비가 내린데 이어 이날 오후 2시 40분까지 202.6㎜의 비가 더 쏟아지면서 급경사 지역에 많은 양의 토사가 흘러내렸다. 울릉공항 건설 공사가 한창인 울릉읍 사동리 울릉항 일대와 울릉군청이 있는 울릉읍 도동리 일대는 도로를 따라 토사가 쏟아져 차량이 흙더미에 깔리고 도로 곳곳이 파손됐다. 또 118전대 등이 있는 일부지역 사면이 붕괴됐다.
울릉군은 이날 오전 산사태 주의보를 발효한데 이어 폭우가 계속되자 산사태 경보도 발령했다. 오후 1시와 오후 2시엔 재난 문자를 발송하고, 주민들을 인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산사태 주의보는 토양에 함유된 물의 상대적인 양인 토양함수지수가 권역별 기준치의 80%에 도달했을 때 발령되며, 산사태 경보는 토양함수지수가 100%에 도달하면 발령된다.
울릉군은 종모양의 화산섬으로, 주거지 대부분이 급경사에 위치해 장시간 많은 비가 내리면 산 위쪽 토사가 바다가 있는 항구로 빠르게 쏟아져 내린다. 게다가 이틀간 많은 비가 내린 울릉읍은 울릉군청과 여객선이 드나드는 터미널이 있어 울릉군 전체 인구(8월 말 기준 9,188명)의 70%가 거주해 산사태가 일어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박상연 울릉군 부군수는 “집집마다 전화로 대피를 안내하고 연락이 안되는 가구는 방문해 안내하고 있다”며 “하천주변, 계곡, 급경사지 등 위험지역은 절대 가지 말고 대피 권고를 받으면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