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광풍 분다… 올해 수능 보는 'N수생' 21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4.09.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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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응시 졸업생 16만1784명...31% 비중 
내신 불리 자퇴 영향 검정고시 10.5% 증가
"의대 증원 따라 상위권 반수생 대거 유입"
의대 수시 접수 사흘 만에 정원 6.6배 지원

11월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고등학교 졸업생, 일명 'N수생' 수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과대학 모집정원 확대 여파로 반(半)수생 등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졸업생이 31%... 절반 이상은 반수생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1일 발표한 2025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총 지원자는 52만2,670명으로 전년(50만4,588명) 대비 1만8,082명(3.6%) 증가했다. 고3 재학생은 34만777명으로 전년(32만6,646명)보다 4.3%(1만4,131명) 늘어났다. 전체의 65.2%다.

졸업생 지원자는 16만1,784명으로 전년(15만9,742명) 대비 1.3%(2,042명) 증가해 2004학년도(18만4,317명) 이후 가장 많았다. 다만 전체 지원자 중 졸업생 비중은 재학생이 늘어나면서 1997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해(31.7%)보다 0.7% 낮은 31%를 기록했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가 수능에 재도전하는 반수생으로 추정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모의평가는 치르지 않고 수능 원서를 접수한 졸업생 지원자가 9만3,195명(57.6%)으로 평가원이 모의평가 접수 현황을 공개한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검정고시생도 확 늘었다. 검정고시생은 전년(1만8,200명) 대비 10.5%(1,909명) 늘어난 2만109명이다. 내신이 불리해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에서 승부를 보려는 학생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을 합치면 총 18만1,893명으로 전체의 34.8%다. 수능 응시자 3명 중 1명이 고3 재학생이 아닌 것이다.

졸업생이 올해 수능에 대거 뛰어든 데는 의대 정원 확대 영향이 크다. 전국 39개 의대 2025학년도 모집정원은 총 4,610명으로 전년 대비 1,497명 증가했다. 이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자연계열에 입학했던 학생들이 수능에 재도전해 의대 진학을 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졸업생 중에서도 반수생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의대 정원 확대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보다 상위권 졸업생이 상당히 많이 가세해 올해 수능에서는 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의대 수시 지원 7만 건 예상...경쟁 치열

의대 수시모집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수시 원서 접수를 맡고 있는 진학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각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을 보면 원서 접수 사흘 만인 11일 오전 9시(대학별 경쟁률 집계 시간 상이)까지 37개 의대 수시에 1만9,324명이 지원했다. 이들 대학의 수시 모집인원(2,918명)으로 나누면 경쟁률은 6.62대 1이다. 이날 수시 원서 접수를 최종 마감한 서울대와 고려대 의대의 경쟁률은 13.56대 1, 30.55대 1로, 모두 전년(12.66대 1, 27.04대 1)보다 상승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통상 의대 수시모집 경쟁률은 대학별, 전형별로 높게는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왔다”며 “올해는 의대 증원 여파로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체 39개 의대가 올해 수시모집에서 선발하는 인원은 전년보다 1,166명 늘어난 3,188명으로, 전체 의대 정원의 67.6% 수준이다.

다만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중이 높고, 수시 접수 가능 횟수(6회)가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수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보다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종로학원은 이번 의대 수시모집 지원 건수가 총 7만7,843건으로 전년(5만7,192건)보다 2만여 건 증가해 경쟁률이 25.9대 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국 의대 수시모집 경쟁률은 30.6대 1이었다.

임성호 대표는 "수시 경쟁률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려면 지원 건수가 지난해보다 3만4,767건 더 늘어야 하는데 학교 내신등급 분포상 지원자가 그만큼 급증하기는 어렵다"며 "지역인재선발 비중이 늘어나 경쟁률은 지역별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