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칼슘 대사를 조절해 뼈의 성장 및 재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D 농도가 사망 위험과도 연관이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타민D 농도가 충분하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최대 45%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영양 및 식이요법 분야 국제 학술지 '클리니컬 뉴트리션(Clinical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자들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의 농촌 기반 코호트(통계상 인자를 공유하는 집단) 추적조사 자료 14년치를 활용해 40세 이상 남녀 1만8,797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와 사망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미국 의학한림원 등은 혈중 비타민D 농도 30nmol/L(혈액 1ℓ당 나노몰·나노는 10억분의 1) 미만을 '결핍'으로 분류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30nmol/L인 그룹과 비교해 50∼75nmol/L인 경우 사망 위험이 26%, 75nmol/L 이상인 그룹은 31%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50∼75nmol/L, 75nmol/L 이상인 그룹에서 각각 37%, 45% 더 낮았다. 혈중 비타민D 농도에 따른 전체 사망 위험은 낮은 농도에서 50∼60nmol/L까지는 현저히 줄었지만 그 이상 농도부터는 감소 폭이 완만해졌다.
결과적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면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비타민D는 주로 햇빛 노출을 통해 피부에서 합성되고 어류나 버섯류, 비타민D 강화 유제품 등 식품으로도 섭취가 가능하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비타민D가 결핍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한국인에게 맞는 적정 수준의 비타민D 농도를 규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