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생활장려금 ‘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 재원을 100% 국가 예산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대학 교수들이 개별 적립한 학생 인건비를 주요 재원으로 삼으려 했지만, 현장 우려가 커지자 방향을 수정한 것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2024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여파로 미래가 불안정해진 이공계 대학원생을 지원하기 위해 올 3월부터 연구생활장려금 도입을 추진해왔다. 석사과정생에 월 80만 원, 박사과정생에 110만 원을 지원해 안정된 생활을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연구책임자가 따낸 국가 R&D 사업 예산을 연구생활장려금의 기본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각 사업의 인건비를 기관·대학 단위로 통합 관리하는 ‘학생 인건비 풀링제’를 이용해 장려금을 고루 분배하고, 부족한 재원은 국가가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교수별 사업 참여나 과제 수주 정도가 천차만별이라 형평성 논란과 무임승차 우려가 제기됐다.
이 차관은 “대학 교수들이 ‘내가 수주한 과제에서 확보한 학생연구원 인건비를 스타이펜드 재원으로 가져가는 게 불공정하지 않냐’고 우려하는 것은 합당하다”며 “원래 취지는 학생 인건비 이월 금액이 다소 많아 조금 도와달라는 생각이었지만, 현장 의견을 받아들여 100% 정부가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제도 방안은 오는 11~12월 중 최종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올해 초부터 교육부와 논의 중인 이공계 활성화 방안 역시 빠르면 내달 발표될 예정이다. 이 차관은 “내년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기존 이공계 대학생들의 휴학 현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의대 입시에 도전하려고 재수나 반수를 준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차관은 “1학기에 주요 대학 이공계열과 4대 과학기술원에서 휴학한 학생 수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2학기 휴학 현황이 다음 달 1일쯤 집계되는 만큼 이를 유심히 살피며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