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환점 앞두고 굳건한 '이재명·한동훈 양강 체제'... 2027년까지 유지될까

입력
2024.09.16 17:00
尹 당선 2년 전에는 이낙연·황교안이 1, 2위
文 당선 전 조사에서는 박원순 1위
朴은 대세론 유지 끝에 대선 승리까지

윤석열 대통령은 11월이면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차기 대선 주자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2027년 대선까지 양강구도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선 세 차례 대선 결과를 보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에 가까워 보인다.

이재명·한동훈 양강 구도 2년 넘게 이어져

이 대표와 한 대표의 양강 구도는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대선 6개월 뒤인 2022년 9월 2일 공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27%,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9%로 1, 2위에 올랐다. 뒤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4%를 얻었다.

한국갤럽이 2년 만인 지난 6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26%, 한 대표는 14%를 얻어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3%,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를 각각 얻었다.

2년간 양강구도는 변함 없지만 이 대표와 한 대표의 지지율 격차는 출렁거렸다. 한 대표는 4·10총선을 앞두고 보수-진보 양 진영 지지층이 결집한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이 대표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일 정도로 지지율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그 기간을 제외하면 이 대표의 독주 흐름이 뚜렷하다.


2020년 1, 2위 이낙연·황교안은 내부 경쟁도 못 뚫어

남은 2년 반 동안 정치권에 어떤 지각 변동이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 대표와 한 대표 외에 다른 잠룡들의 움직임도 더 거세질 수밖에 없어 양강 구도 유지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다. 2022년 대선을 기준으로 약 2년 6개월 전인 2019년 9월 실시된 한국갤럽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2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로 1, 2위였다. 하지만 2022년 대선에서는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도 되지 않았던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 후보로 나와 0.73%포인트의 격차로 고배를 마신 이재명 후보도 2019년 9월 조사에서는 8%에 그쳤다. 지난 대선을 복기하면 현직 대통령 임기 반환점에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차지했던 인사들이 당 내부 경쟁도 뚫지 못한 결과가 나온 셈이다.


대선 2년 전 2위였던 文은 박원순에게 뒤집기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2017년 대선 2년 반 전인 2014년 12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18%로 1위였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3%로 2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7%로 3위였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큰 변곡점을 타면서 문재인 의원이 대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대선에서 2, 3위를 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014년 12월 조사에서 각각 4%, 7%를 얻었다.


대세론 朴, 文 막판 추격 물리치고 당선

현직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돌기 전부터 꾸준히 1위를 차지해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도 있다. 2012년 대선 승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2010년 한국갤럽의 차기 지도자 지지도 조사가 없었다. 대신 2012년 대선으로부터 약 3년 2개월 전인 2009년 10월 실시된 리서치앤리서치의 차기 지도자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30.6%의 압도적 선두였다. 2, 3위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9.6%)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8.1%)였다. 야권 인사 중에서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어 패배했던 정동영 무소속 의원이 4.4%로 가장 높았다. 박 전 대통령은 대선 막판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의 거센 추격을 물리치고 3.53%포인트 차이로 당선됐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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