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명의로 발표된 '북한 내 인권 상황 보고서'에 대해 "인권상황을 심히 날조, 왜곡하는 보고서"라며 강력 반발했다.
9일 북한 외무성의 김선경 국제기구담당 부상은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상기 보고서는 철두철미 적대 세력들이 우리 국가의 영상(이미지)을 깎아내리려는 흉심 밑에 조작한 극악한 반공화국 모략 문서, 대결 문서"라고 비난했다.
유엔을 겨냥한 비판에도 날을 세웠다. 통신은 "유엔의 이름을 도용해 우리 국가의 존엄과 제도를 헐뜯으려는 적대세력의 책동을 용납 못 할 정치적 도발, 주권 침해 행위로 준렬히 단죄 규탄한다"면서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불순 세력이 제공한 허위·날조 자료를 그대로 복제한 적대적 성격의 보고서는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과 그 추종국 정부의 손탁에 놀아나고 있음을 여실히 실증해주고 있다"고 담화를 전했다.
미국의 인권 상황과 비교하며 보고서의 '이중 기준'도 꼬집었다. 북한은 미국에서 발생하는 증오범죄와 인종차별, 대학가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에 대한 탄압 등을 거론하며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의 해당 인권 기구들은 있지도 않은 그 누구의 '인권 문제'를 운운하기 전에 미국의 실존적이며 열악한 인권실태에 대하여 문제시해야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4일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달 하순 제79차 유엔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지적하면서 가해자를 조사하고 처벌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에는 책임 추궁을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거나, 보편 관할권이 있는 나라에서 가해자를 조사하는 방안 등이 언급돼 있다.
정권수립기념일(9·9절) 76주년을 맞아 북한에서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경축 집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이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김덕훈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군·정의 간부들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지난 8일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석하지 않고 본인 명의의 꽃바구니만 보냈다. 올해가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년·10년 등 5의 배수로 끝나는 해)이 아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