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일주일 만에 가계대출 증가가 7, 8월에 비해 다소 둔화됐다. 스트레스 DSR이란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 부담액만큼 대출한도를 낮추는 제도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726조 6,400억 원으로 집계돼, 8월 말과 비교해 1조2,700억 원 늘어났다. 7월 7조 원, 8월 9조6,000억 원 등이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줄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하루 평균 1,700억 원대에 그쳐, 지난달 하루 평균 3,000억 원보다 확실히 꺾였다. 주담대 증가 축소는 DSR 규제 강화와 함께 은행들이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인 영향도 컸다.
주담대를 조이자, 신용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103조9,300억 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4,7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금리가 높은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가 4,600억 원으로 신용대출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급전 대출로 몰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대출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6, 7월 감소세를 보이다, DSR 규제 강화를 앞두고 지난달 8,400억 원 증가로 돌아섰다.
주담대 대출 규제 강화가 다른 대출 증가로 이어지자,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의 150%에서 100%로 축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나 신용카드론으로 풍선효과가 확산할 것에 대비해 이번 주부터 점검을 강화한다. 하지만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이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벌써 비은행권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늘고 있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고물가로 국내 가계 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추세가 올 2분기까지 8분기 연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빚을 내 빚을 갚는 한계가구가 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을 막는 것이 서민들을 고금리 사금융으로 내몰 가능성이 크다. 가계대출 증가를 막는 것과 함께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