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신임 사무처장이 4일 "새로운 정보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등 북한 내부에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에서 ‘외화벌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가르친 컴퓨터와 스마트폰 활용 능력이 되레 현 체제를 흔들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 처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평통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 청년들의 (인터넷 활용 시) 첫 수요는 바로 대한민국 콘텐츠"라면서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어떻게 살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 민주평통 차원에서 성공 정착 스토리 등을 만들어 유튜브 채널 등에 올리고 있다"고 했다. 북한 내 인터넷 보급 상황 등을 활용해 평화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으로 그는 "북한에선 적어도 중학교에서 컴퓨터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태 처장은 통일로 인한 남한 측의 경제적 부담을 묻는 질문에 "북한 내부에선 남북경제 격차를 120대 1로 보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통일이 되면 남한 자본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이야기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집무실에 유라시아 철도망을 붙여놨다"며 "(경제적) 안전망이 유지되는 가운데 (통일로) 많은 편익과 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태 처장은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포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아직 북한 내부에서 체계화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내부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들은 바에 의하면 외교관 자녀가 한국으로 간다며 뛰쳐나가 부모들이 스스로 짐을 싸 평양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고 외교관인 남편이 사망한 후 (가족들이) 귀국을 거부하고 없어진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태 처장은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으로 2016년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했다. 지난 7월 탈북민으로는 처음으로 차관급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