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은 갑자기 발생하고 일단 발병하면 회복해도 중증 장애를 남기는 중증 질환이다. 매년 10만 명당 24.6명꼴로 뇌 안쪽에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내 출혈(intracerebral hemorrhage)’이다. 뇌내 출혈은 뇌졸중(腦卒中)의 10~20%를 차지한다.
뇌출혈은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의 발병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45세 미만에서는 발병률이 10만 명당 1.9건이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기에서부터 비만·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이 흔해지면서 젊은이에게도 뇌출혈 발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젊은 나이에 뇌출혈이 발병하면 장애 상태로 30~40년을 살면서 간병해 줄 사람이 필요해 가족 모두가 힘들어지는 상태가 된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 30~40대가 뇌출혈을 겪으면 60% 정도가 목숨을 잃거나 중증 장애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용숙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장주성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임상강사 연구팀은 2011~2021년 10년 동안 뇌출혈 치료를 받은 30~49세 환자 139명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먼저 연구 참여자 139명 중 뇌동맥류(腦動脈瘤)·뇌종양·동정맥(動靜脈)기형 등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를 제외하고 73명을 추렸다. 이후 이들의 나이·성별·체질량지수(BMI)·고혈압 및 당뇨병·흡연 이력·음주량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83.6%가 남성이었고,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이 비만(BMI 25㎏/㎡ 이상)이었다.
또한 이들 중 흡연자가 47.2%(34명), 과도한 알코올 섭취자 30.6%(22명), 고혈압 환자 41.1%(30명) 등으로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이들의 ‘뇌졸중 발생 위치’였다. 대상자의 74%(54명)가 뇌 깊은 곳에서 뇌출혈이 발생했다. 이는 고혈압과 높은 관련성이 있는데, 특히 △반신 마비 △실어증 △치매 등 장애 위험이 높다.
박용숙 교수는 “연구 대상자의 60%가 뇌출혈 후 사망하거나 식물인간, 중증장애인, 거동 가능한 장애인 형태로 아주 좋지 않은 예후를 보였다”며 “50% 이상 환자에게서 뇌출혈 발병 전에 이미 뇌 변성이 시작됐고 이는 고혈압과 관련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번 연구로 고혈압·비만·과음·흡연 등이 젊은 남성 뇌출혈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최근 젊은 남성에게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환자가 늘고 있다”며 “고혈압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해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릇된 상식으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고혈압, 비만, 흡연, 음주,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뇌출혈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경각심을 갖고 젊을 때부터 혈압 및 체중 관리, 금연을 통해 자신과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상황을 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대한뇌혈관외과학회지(JCEN) 6월호에 ‘젊은 성인에서 뇌출혈 발생 위험 요인’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