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자동차 생산이 줄며서 국내 산업생산이 세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반등하는 듯했던 소비 역시 한 달 만에 감소로 전환해 내수 부진의 그늘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7월 산업활동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줄었다. 5월(-0.8%)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전산업 생산이 세 달 연이어 줄어든 건 2022년 8~10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 부진이 두드러졌다. 전월보다 3.6% 감소하며 2022년 12월(-3.7%) 이후 1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그중 제조업 생산은 3.8% 줄었다. 반도체(-8.0%), 자동차(-14.4%)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여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자동차 부품회사의 파업과 생산라인 보수공사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생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체 생산량은 29만91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18% 줄었다. 7월 자동차 생산 감소폭은 2020년 5월(-24.0%) 이후 50개월 만에 최대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감소하며 6월(1.0%)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2월(-3.2%)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기도 하다. 자동차‧가전제품 등 오래 사용하는 내구재(-2.3%)와 의복‧신발처럼 1년 이상 쓰는 준내구재(-2.1%), 단기 사용품인 비내구재(-1.6%) 판매가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세 항목이 감소한 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설비투자는 신규 항공기 도입 등 운송장비 투자액(50.5%)이 급증한 덕에 전월보다 10.1% 상승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98.4)는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3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5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향후 경기 상황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세에 머물렀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자동차 생산은 조기 휴가와 파업으로 조업일수가 줄어서, 반도체 생산은 6월 반도체 생산지수가 역대 최대로 증가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감소했다”며 “8월에는 광공업 생산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