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아들에 소변 모욕하고 영상 찍어..." 부모의 호소

입력
2024.08.30 10:49
"가해 청년들이 영상 찍어 공유"
"온라인서 발견해 알게 돼"
"화장실에 아들 몰아넣고 모욕" 주장
"법적 심판받게 하고자 공론화"

지적장애인 아들을 둔 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자신의 아들이 화장실에서 젊은 남성들에게 모욕을 당했다며 관련 영상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게시자는 가해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적장애인 제 아들이 폭행과 성추행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영상과 함께 올라왔다. 피해자의 부모라고 밝힌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아들 B씨는 27세로, 자폐성 중증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 A씨는 "남들보다는 부족해도 누구보다 빛나는 세상에 살게 하고 싶었던 제 아들이 성추행과 폭행을 당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 영상 증거를 공개한다"고 적었다. 그는 경기 의정부에 사는 21세 가해자들이 서울 창동역 근처 한 화장실에서 화변기(쪼그려 앉아서 용변을 보는 변기)가 있는 칸으로 B씨를 몰아넣은 뒤, 돌아가며 B씨를 향해 소변을 봤다고 주장했다.


A씨가 올린 21초 분량의 영상은 가해자 중 1명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며, 화면에는 B씨를 포함해 3명이 등장한다. B씨는 화장실 칸에 들어가 벽에 손을 짚고 있다. 나머지 2명 중 검은색 옷을 입고 왼쪽 팔에 문신을 한 1명이 B씨를 향해 소변을 봤다. 다른 한 명도 이어서 B씨 쪽으로 자세를 취한 뒤 소변을 눴다. B씨는 둘의 행위를 손으로 막다가 변기 칸을 빠져나오면서 영상은 끝났다. 화면에는 가해 남성들이 깔깔대며 웃는 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A씨는 "아들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영상을 보고 제게 전달해 줘 사건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제 아들에게 장애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들을 향해 오줌을 쌌다. 차례대로 아들에게 모욕을 준 뒤 영상을 찍고 공유했다"고 적었다.

"보복당할까 두려워 장기간 피해 숨겼다"

아울러 A씨는 "아들 말에 따르면, 아들은 (영상에서) 자신을 괴롭힌 이들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고 한다. 제 아들의 부족함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겼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아들은 가해자로부터 보복당할까 봐 이를 숨겨왔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사건의 공론화를 바란다고 했다. "저들이 합당한 처벌 및 접근 금지 처분 등 좀 더 강한 법적 심판을 받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현재 경찰서에 (가해자들을) 고소했고, 시사 (방송) 프로그램에도 사건을 의뢰한 상황"이라고 썼다.

해당 영상과 글을 본 누리꾼들은 수백 개의 댓글을 달아 '말세'라고 비판했다. 관할 지역 장애인 단체 및 관련 기관의 연락처 등을 전달하고 '힘내셔야 한다'며 게시자를 응원하기도 했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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