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침몰 요트서 '영국의 빌 게이츠' 린치 시신 수습

입력
2024.08.23 07:59
'승소 축하' 선상 파티, 악몽 됐다
탑승 22명 중 7명 사망·15명 구조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던 억만장자 마이크 린치 오토노미 창업가의 사망이 공식 확인됐다. 그의 시신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침몰한 요트에서 22일(현지시간) 수습되면서다.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심해 잠수부들은 이날 수심 49m 아래 가라앉은 요트 선실에서 린치의 시신을 수습했다. 린치의 시신은 전날 오후 발견됐으나 날이 어두워져 수습 작업은 이날 이뤄졌다.

린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원에서 기업 가치 부풀리기 등 사기 혐의로 수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끝에 지난 6월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징역형이 확실시됐던 재판을 기적적으로 승소한 린치는 축하를 위해 가족·친구·변호사들을 초대해 호화요트 선상 파티를 계획했다. 그러나 19일 새벽 요트가 격렬한 폭풍우를 만나며 축하 파티는 악몽이 됐다. 요트는 폭풍과 함께 나타난 '용오름(소용돌이 물기둥)' 현상에 휘말려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튿날인 23일에는 마지막 실종자였던 린치의 딸 해나(18)의 시신까지 수습됐다. 이로써 이번 침몰 사고 사망자는 총 7명으로 늘어났다. 침몰 당일인 19일 선상 요리사의 시신이 수습됐고, 21일 영국 금융인인 조너선 블루머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 회장 부부, 국제로펌 클리퍼드 찬스의 미국 변호사 크리스 모르빌로 부부 등 4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탑승객 22명(승객 12명·승무원 10명) 중 린치의 아내 등 15명이 구조됐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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