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 탓에 금강 대청호와 보령호에 올해 첫 '경계' 단계 조류경보가 발령된 데 이어,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에도 주중 경보 발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아직 진정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먹는 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20일 환경부는 지난 16일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던 충북 대청호(문의·회남 수역)와 충남 보령호를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7개 정수장에 조류차단막 설치, 분말활성탄 투입, 고도처리 강화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조류 독소가 불검출되는 등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청호는 충청권 최대 식수원이고, 보령호도 충남 서북부 지역 8개 시군 식수원이다.
조류경보는 채취한 물 시료 내 남조류 세포 수를 기준으로 관심, 경계, 대발생 순으로 발령된다. '경계' 단계는 유해남조류가 밀리리터당 '1만 세포 이상·100만 세포 미만'으로 2회 연속 검출되면 발령된다. '관심' 단계는 '1,000세포 이상·1만 세포 미만'이다.
환경부는 대청호와 보령호에 대해 지난주 두 차례 유해남조류 세포 수를 측정한 결과 두 곳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환경부 관계자는 "향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아직 진정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들 지점의 녹조 추이를 계속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심' 단계 경보가 내려진 낙동강 해평·강정고령·칠서·물금매리, 금강 용담호 지점에 대해서도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 등을 통해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에는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지만, 환경부는 이번 주 내로 '관심' 단계 발령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팔당호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면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기 용인시) 경안천 유입 부분에 녹조가 많이 생겨 이번 주 '관심' 단계 정도는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수 처리 고도화 등을 통해 먹는 물 안전에 문제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단체들도 관련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은 19~21일 낙동강 전 구간에 대한 녹조 현황 조사를 벌인다. 이들은 "낙동강 녹조 물이 공급되는 농경지만 축구장 2만7,000개 규모를 넘는다"면서 "농촌진흥청은 녹조 물 '사용 금지 권장'을 하고 있지만 농업 당국의 구체적 대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녹조 물로 재배돼 녹조 독소가 있는 농산물이 전국에 유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는 녹조 물 '사용 금지'를 규정하고 당장 낙동강 녹조 물이 유입되는 농경지, 저수지 실태조사부터 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