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8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최근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발언 논란에 대해 "일본이 우리를 존중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여기며 긴장하게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적극적 역할을 펴는 모습을 경외하게 만듦으로써 '일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1965년 한일 국교 수립 이후에 수십 차례에 걸쳐서 일본 정부의 공식적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가 있었다"며 "그러한 사과로 피로감이 많이 쌓여 있고, 또 한일 간에 우리가 필요한 과거사 문제는 윤석열 정부도 적극적으로 개진하면서 일본과 풀어가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은 최근 김 1차장의 ‘일본의 마음’ 발언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나왔다. 김 1차장은 16일 방영된 'KBS뉴스라인 W'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고, 사도광산 논란 등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해 할 말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또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거기에 대해서 엄중하게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며 "마음이 없는 사람을 다그쳐 억지로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것이 과연 진정한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 협력에 도움이 되는가 생각해볼 때 지금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우리 윤 대통령의 믿음과 신뢰는 상당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친일 매국 일색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과거사 문제와 병행해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한일관계, 한미일 관계가 우리 대한민국 기업과 국민에게 안겨다 주고 있는 여러 가지 혜택, 그리고 기회 요인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3월 (12년 만의 셔틀 외교 재개 등) 한일관계 개선이 없었다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와 통일 독트린도 없을 것이고, 한일 간에 우리 기업과 국민이 새로 맞아들인 기회 요인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일이 서로 공동이익을 만들고, 또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보다 자발적인 한국에 대한 협력을 도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해명 과정에서 "사과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있다"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한일 과거사의 복잡한 맥락을 생각하면 부적절한 발언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