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신임 경찰청장이 세관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조병노 경무관을 최근 전남청 생활안전부장으로 전보 조치한 것과 관련해 "좌천성 인사가 아니라 좌천"이라고 힘줘 말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19일 오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조 경무관이 서울청 생안부장 재직 시절 (백해룡 경정에게) 전화한 건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인사적으로 최소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권을 가진 경찰서장이나 정보나 수사 등 민감한 부분을 다룰 수 있는 보직도 적절치 않아 고향이 아닌 곳 등을 고려해 좌천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관 직원들의 마약 밀반입 의혹 수사 관련 당시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조병노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장은 지난 14일 경무관 이상 고위직 인사에서 전남청 생활안전부장으로 보임됐다. 조 경무관은 지난해 10월 수사 담당자인 백해룡 경정에게 전화해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은 조 경무관을 감찰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불문' 처분에 그쳤다. 조 청장은 앞서 경찰청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경찰청장이 되면 조 경무관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하겠느냐'는 의원 질의에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조 청장은 국민을 위협하는 범죄 생태계 근절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경찰청장을 맡고 있는 이상 서민 일상을 파고드는 범죄조직의 단체화, 생태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다. 대공수사와 관련해선 국가수사본부 내에 '안보분석과'를 신설하는 등 인력과 자원 투입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조 청장은 "총경급으로 안보분석과를 신설하는 등 우수한 인력이 투입되고 필요한 조직도 확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신설된 기동순찰대 관련 일선에서 터져 나오는 인력 부족 등 문제와 관련해선 "효과가 입증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 청장은 "지역주민들과 접촉을 최대한 늘리면서 사회 갈등을 예방하는 '커뮤니티 폴리싱'의 DNA를 회복하기 위해 만든 것이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라며 "실제 운영해보니 당초 기획 의도대로 효과가 있었고, 긍정적인 신호를 봤다"고 분석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경찰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선 실태진단팀 결과를 토대로 실효적인 대안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시급하게 대책을 발표하는 것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결과에 따라 대규모 조직 개편 등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