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재직 시절 22개월간 법인카드로 4,800여만 원을 지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월 평균 220만 원꼴이다. 야당이 김 후보자가 위원장 시절 본위원회 회의를 한 차례만 직접 주재한 사실을 함께 거론하며 '세금 낭비'라고 몰아붙이자,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한 정당한 사용"이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경사노위로부터 제출받은 김 후보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그는 2022년 10월 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4,886만8,5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김 후보자의 위원장 재직 기간은 2022년 10월 4일부터 이달 초까지 약 22개월로, 월 평균 사용 금액은 222만여 원인 셈이다. 사용처 대부분은 경사노위 사무실이 위치한 광화문 인근이나 종로·여의도 등 서울 소재 식당 등으로 확인된다.
앞서 김 후보자는 위원장 재직 시절 직접 주재한 대면 회의가 한 차례임에도 직책수당으로 1억 원 이상 수입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 "김문수, 경사노위원장 시절 서면회의 한 번 하고 수당 1억 챙겨") 이용우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말까지, 15개월 동안 1억1,580만 원가량을 경사노위 위원장 직책수당으로 받았다.
그런데 김 후보자 재직 기간에 경사노위에서 위원장이 직접 운영하고 주재하는 본위원회는 2022년 12월과 올해 2월, 3월 세 차례만 열렸다. 지난해는 노정갈등 격화로 경사노위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 중 올해 2월 회의만 김 후보자가 직접 주재했고, 나머지 두 건은 서면회의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전날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면회의 딱 한 번 열며 급여 명목의 수당 1억2,000만 원을 받아 간 것도 어이없는데, 법인카드까지 물 쓰듯 펑펑 썼다"고 주장했다. 이용우 의원은 "노동계 불참 등으로 정상적으로 경사노위 운영이 어려웠다면 김 후보자의 수당도 그만큼 제한적으로 지급됐어야 한다"며 '불로소득'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경사노위 측은 "김 전 위원장은 단 한 푼의 법인카드도 부정 사용한 적 없다"며 반박했다. 지난해 노정갈등 격화로 한국노총이 5개월가량(6~11월) 경사노위에 불참하는 동안, 사회적 대화 복구를 위해 '물밑 접촉'을 하는 데 정당하게 비용을 썼다는 설명이다. 경사노위는 이날 "김 전 위원장은 중단된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해 한국노총 지도부 및 현장 관계자들과 다수 만남을 가졌다"면서 "그 결과 한국노총의 전격적 대화 복귀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외 각종 간담회 주재, 의견 청취 과정 등에서도 정당하게 업무추진비를 썼다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자의 '극우·강경 발언'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가 페이스북에 2019년 5월 세월호 참사와 관련 "말도 안 되는 소요"라고 칭한 게시글을 올리거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이후인 2020년 7월 세월호 기억공간을 두고 "붉은 유산"이라며 "재미 봤으면 걷어치우라"라고 쓴 사실이 최근 고용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알려졌다. 이에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김 후보자를 향해 "세월호 참사 혐오·모독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