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1,400만 명 쿠팡 유료 회원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즉석밥 '햇반'의 연간 매출 1조 원 돌파도 가까워졌다. CJ제일제당은 원조 가정 간편식인 햇반 등을 쿠팡 로켓배송에 태워 다소 주춤하고 있는 국내 식품사업의 실적 반등을 노릴 전망이다.
CJ제일제당, 쿠팡은 2022년 11월 납품단가 갈등으로 중단했던 거래를 14일부터 재개했다. 당시 두 회사가 납품단가, 공급 물량을 두고 팽팽히 부딪혔던 핵심 품목은 햇반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과 쿠팡 사이 얼어붙은 관계를 일컬어 '햇반 전쟁'이라고 불렀던 이유다.
1년 8개월 만의 거래 재개로 햇반의 실적 향상도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이 1996년 출시한 햇반은 즉석밥은 물론 가정 간편식의 시초 격이다. 즉석밥은 1년에 한 번이라도 구입한 가구 비중이 2022년 기준 44%로 나타나는 등 가정 내에서도 편하게 즐기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실적을 보면 햇반의 고속 성장을 알기 쉽다. 연간 햇반 매출은 2020년 5,595억 원, 2021년 6,880억 원, 2022년 8,152억 원, 2023년 8,503억 원으로 뛰고 있다. 햇반 출시 이후 누적 매출이 5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4년(2조9,130억 원) 성적은 더욱 눈에 띈다.
다만 햇반은 2023년 성장세가 다소 꺾였다. 매출 증가폭이 4.3%로 2022년 18.5%와 비교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를 놓고 쿠팡에서 햇반을 팔지 못하면서 실적도 주춤했다고 분석했다.
거꾸로 보면 쿠팡과의 거래 재개로 햇반은 다시 '로켓 성장' 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CJ제일제당이 내년을 목표로 세운 햇반 연간 매출 1조 원 역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울러 햇반 매출이 커지면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사업 부진도 만회할 수 있다. 2분기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1조3,8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 줄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고객이 CJ제일제당의 다양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쿠팡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