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사전에 파악 못 했다"

입력
2024.08.08 09:38
백악관 "우크라이나 방어 지원 계속할 것"
"우크라의 '도발'이라는 러, 어처구니없다"

우크라이나군이 이틀 연속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커린 잔피에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로 진격하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다"며 "우리는 보도를 봤고, 우크라이나 측의 목표를 더 파악하기 위해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방침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잔피에어 대변인은 "백악관의 정책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갖추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쿠르스크 공격을) 도발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소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우리가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 깊숙한 지역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달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했다. 최근에서야 우크라이나가 자국 방어를 위해 러시아 본토 표적을 타격하는 것을 제한적 범위에서 허용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전날부터 병력 최소 300명과 전차 및 장갑차 30대를 동원해 쿠르스크주(州)를 침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본토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전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 공격이 시작된 지 36시간이 흐른 6일 저녁에서야 쿠르스크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이날 "최대 1,000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어제 쿠르스크 지역 점령을 위해 더 깊이 진격하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대규모 도발"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