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7일)에도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더운 바람이 밤낮없이 불어 들면서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도 길어지고 있다. 이런 무더위는 광복절인 이달 15일을 넘어서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7일 전국에 폭염특보를 내렸다. 오후 5시 기준 주요 지역 최고체감온도는 △경기 용인(이동읍) 37.9도 △전남 화순(능주면) 37.6도 △경북 예천(지보면) 37.4도 △경남 진주(대곡면) 37.0도 등이다. 한반도 상공을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중층으로 덮은 열돔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더위는 앞으로도 일주일 이상 이어질 전망이다.
열대야도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전날까지 발생한 열대야일수는 12.6일로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의 같은 기간(10.8일)보다 이틀가량 많다. 이 기간 폭염일수는 올해가 11.5일로 2018년(22.2일)의 절반 수준인 점과 대조적이다. 한반도 상공에 형성된 강한 고기압 여파로 고온다습한 바람이 해가 진 뒤에도 유입되는 탓이다. 이런 기세라면 1994년(16.8일)과 2018년(16.6일)의 최다 열대야일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울은 7월 21일 이후 17일째, 강릉은 19일째, 제주는 23일째 열대야를 겪고 있다.
전국적 소나기는 대기 중 습도를 상승시켜 비가 그친 뒤 체감온도를 더욱 높이는 '찜통더위'를 유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서울, 인천, 경기북부 등 수도권 지역에 소나기가 내렸고, 경북 일부 지역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시간당 30mm 내외의 매우 강한 소나기가 예보됐다.
기상청은 이날 발표한 중기예보(향후 열흘간 날씨 예보)에서 10~17일 기온이 아침 23~26도, 낮 30~35도로 평년 기온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며 건강 및 안전 관리를 당부했다. 외출할 경우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탈수를 막을 수 있다. 야외에서 일할 경우 온열질환 방지를 위해 체감온도가 가장 높은 오후 2~5시엔 작업을 중단하고, 특히 농촌 고령자는 '나 홀로 작업'을 자제해야 한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선 계곡이나 하천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는 만큼 야영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거나 천둥소리가 들리면 곧 큰 비가 내릴 수 있으므로 대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