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가 왜 우는지 알겠어요" 태극마크 무게 느낀 김주형의 눈물

입력
2024.08.05 06:00
남자골프 13언더파 8위로 마무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김주형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갔던 올림픽을 마치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주형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골프 나쇼날(파71)에서 끝난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단독 8위에 자리했다. 골프를 시작한 이래 처음 국가대표에 뽑혀 파리 하늘에 애국가를 울리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김주형은 감정에 북받쳐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그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첫 올림픽 출전이었는데, 이렇게 감동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메달을 못 따서 우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김주형은 "사실 17번 홀 정도부터 (감정이) 올라왔다"며 "올해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에 동반 플레이를 한 스코티 셰플러가 해준 말들이 겹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셰플러가 해준 얘기는 개인적인 부분이라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셰플러가 제 고민을 많이 들어주다 보니 제 생각을 잘 알고, 고생했다고 해주는 말이 고마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터스나 US오픈 등 큰 대회 출전 경력도 많은 김주형은 "대회가 끝나고 이렇게 울음이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도 컸고, 우리 남자 골프가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어서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며 "제가 메달을 따면 대한민국 골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감정들이 대회가 끝나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경험이 어떤 것인지 잘 느꼈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가 왜 그렇게 자주 우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시안투어 등 어릴 때부터 외국 생활을 오래 한 김주형은 "아마추어 시절에 나라를 대표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프로가 돼서 이런 기회를 얻는 것이 너무 좋다"고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전달했다.

김주형은 "대회장에 한국 팬 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더 감동받았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저도 성숙해진 느낌이 들고, 앞으로 남자 골프도 양궁과 같은 종목처럼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파리 =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