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별미, NBA 드림팀

입력
2024.08.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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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2024 파리 올림픽에 ‘농구 종주국’ 미국은 르브론 제임스 등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에 남을 스타들로 ‘드림팀’을 꾸려 참가했다. 얼마나 압도적으로 금메달을 따낼지가 관심사다. 예선 3경기까지 매번 10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의 작년 수입을 합치면 6억 달러(약 8,313억 원)가 넘는다. 객실 800개를 보유한 파리의 특급호텔을 통째로 빌려 체류비용으로 약 1,500만 달러(약 208억 원)를 쓴다고 한다.

□ NBA드림팀은 2004년 아테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호화유람선을 숙소로 썼다. 경호와 자유로운 컨디션 관리를 위해 공식 선수촌을 꺼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톱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호텔 앞에 진을 쳤다. NBA드림팀의 등장은 올림픽이 프로선수에게 문호를 여는 전환점이 됐다. 지금은 상당수 종목으로 퍼졌지만 앞서 1908년 런던 올림픽부터 프로 배제 요건이 있었다. 올림픽을 창설한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의 ‘아마추어 스포츠 발전’ 취지에 어긋난다고 봤다.

□ 1970~80년대 미·소 냉전기 스포츠가 체제 경쟁 무대로 진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학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농구팀은 1976년 뮌헨,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소련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미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 끝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농구 부문 프로 제한 벽을 허물었다. 이때 탄생한 게 우리가 아는 진정한 NBA드림팀이다.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찰스 바클리 등 당대 전설들이 출현했다.

□ 한국 선수단이 ‘총·칼·활’ 종목에서 낭보를 전하고 있지만, 야구를 볼 수 없어 불만인 팬들이 적지 않다. 야구는 유럽과 많은 국가에서 비인기 종목이다. 이런 이유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정식종목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다음은 2028년 LA올림픽이다. 정식종목으로 살아나고 메이저리그(MLB) 드림팀이 구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구단 측은 선수 부상이나 정규시즌 영향으로 꺼리지만 흥행과 마케팅에 이익이 크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이럴 경우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는 일본 선발일 게 뻔하고, 한국은 김하성ㆍ이정후 등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지 기대된다.

박석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