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마약수사 외압 의혹 경무관, 인사 조치 검토할 것"

입력
2024.07.29 14:11
[경찰청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공무출장 중 장남 졸업식 참석 의혹엔
"휴식일에 사비로 렌트해 참석" 해명

조지호(56) 경찰청장 후보자가 마약 수사를 하던 경찰 수사팀에 외압을 가한 것으로 지목된 경찰 고위간부에 대해 "인사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 후보자는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경찰청장이 되면 조모 경무관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하겠느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에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긍정적인 답을 했다.

용 의원이 언급한 조 경무관은 인천공항 세관의 마약 밀반입 연루 의혹을 들여다보던 경찰 수사팀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 경무관은 영등포경찰서의 당시 형사과장인 A경정에게 전화해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은 조 경무관을 감찰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불문' 처분에 그쳤다. 이에 윤희근 경찰청장이 조 경무관에게 직권으로 '경고'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반면 외압 의혹을 외부에 알린 A경정은 강서경찰서 지구대장으로 전보돼 '보복성 좌천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달 2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외압 의혹을 제기한 A경정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경찰청장인 조 후보자는 A경정에게 경고조치를 한 데 대해 "해당 사건은 서울청 집중 수사사건이라 주요 내용은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여러 차례 공보 규칙을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조 경무관의 인사를 챙겨줬다'는 취지의 녹취록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해당 경무관은 지난 인사에서 치안감 승진을 못하고 지방으로 인사가 났다"며 "무슨 이유에서 '별 2개 달아줄 거 같아'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실제 일어난 일과는 정반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업무 과중으로 일선 경찰관의 사망이 잇따른다는 지적에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일선 수사관들을 압박해 성과를 내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국민이 경찰에게 수사권을 주신 이상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조 후보자는 미국 공무 출장 중 장남의 졸업식에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2018년 5월 경찰청 혁신기획조정담당관으로 재직할 때미국 출장을 갔다가 퍼듀대에 재학 중인 장남의 졸업식에 참석해 비판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때마침 큰아이의 졸업식이 있어 휴식일을 이용해 사비로 차를 렌트, 일요일에 혼자 다녀왔다"며 "보통 (해당 출장은) 8월에 많이 가는데 당시 경찰청장 교체가 예정돼 있어 5월까지 일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정이 겹쳤다"고 해명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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