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현아가 용준형과의 결혼 발표 이후 후폭풍을 맞았다. '버닝썬' 파문 당시 불거진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 공유 사건에 연루됐던 용준형과 공개 열애 6개월 만에 결혼 소식을 전한 뒤 쏟아진 비판 여론은 현아의 가수 커리어에도 '빨간불'을 켰다.
현아는 지난 13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서머 나이트 레이스(Summer Night Race)' 행사에 참석, 초대 가수로 무대에 올랐다. 이날 현아는 자신의 히트곡인 '버블팝!' '빨개요' '립앤힙' 무대 등을 선보였다.
공연 자체는 여느 행사 무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이후 현아의 공연 당시 현장 분위기를 담은 영상이 등장하면서 '현아의 위기론'이 불거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현아가 자신의 히트곡인 '버블팝!' '아임 낫 쿨' 등을 열창하며 팬들에게 호응과 떼창을 유도했지만 관객들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이는 평소 현아의 무대에서 관객들이 후렴구의 훅을 따라 부르며 응원을 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해당 영상을 게재한 일부 네티즌들은 "현아가 현장에서 반응을 유도했지만 관객들이 호응하지 않았고, 현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현장 영상이 확산되면서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현아가 용준형과의 결혼 발표로 직격타를 맞았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외신에서도 이같은 반응을 주목했다. 브라질의 한 매체는 "현아는 자기 손으로 커리어를 침몰시켰다"라며 "최근 공연 도중 현아는 관객들이 침묵을 지켜 눈에 띄게 당황스러워했다. '버닝썬' 스캔들에 연루된 용준형과의 연애는 비난을 받으며 그의 인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바라봤다. 평소 국내에 비해 K팝 스타들의 논란에 너그러운 태도를 보여온 해외 팬들 역시 현아의 '무호응' 사태에 대해 "용준형과의 결혼 발표 여파"라며 사뭇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현아는 올해 1월 용준형과의 열애를 인정했을 때부터 대중으로부터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아왔다. 그의 열애 상대인 용준형이 과거 '버닝썬' 사태 속 큰 파문을 일으켰던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 공유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용준형은 정준영과 메신저에서 1:1로 대화를 나누던 중 정준영이 불법촬영 동영상을 찍은 사실을 알았고, 해당 영상을 봤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부적절한 대화도 주고 받았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용준형은 소속 그룹이었던 하이라이트에서 탈퇴했고, 입대를 택했다. 소집해제 이후에도 공백을 이어오던 그는 2022년 컴백에 나서며 "저는 그 어떤 단톡방에도 속해있지 않았다. 다만 당시 대화에서 제 잘못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그걸 바로잡지 못한 것은 제 잘못이라 뉘우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궤변에 가까운 그의 심경 표명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냉담했다.
이 가운데 현아가 용준형과 공개 열애를 선언하며 대중의 비판 여론은 현아에게까지 이어졌다. 팬들 역시 과거 부도덕한 잘못을 저지른 인물과 공개 열애에 나선 현아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며 우려의 시선을 전했다. 여기에 최근 BBC뉴스 코리아에서 '버닝썬 :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 다큐멘터리를 공개하면서 연루된 인물들에 대한 비판 여론은 한층 거세졌다.
세간의 반응을 의식한 듯 용준형은 지난 6월 SNS를 통해 "저는 그 단체 대화방에 들어간 적도 없고 입에 담기도 싫은 일들이 벌어졌던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상처나고 흉이 지더라도, 견디고 참아내겠다. 간곡히 부탁드린다. 제가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과 사람들, 부족한 저를 바라봐주시는 팬분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호소했으나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악화된 여론에도 현아는 용준형과의 사랑을 택했다. 두 사람은 이달 초 공개 열애 9개월 만인 오는 10월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려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이들의 결혼 발표는 비판 여론에 또 한 번 기름을 부었다. 국내외 팬들은 현아에게 실망감을 표하며 '탈덕'을 선언하고 나섰고, 당초 예정됐던 현아의 북미 투어 콘서트는 취소됐다. 현지 사정 등이 이유라는 관계자 발 전언도 있었으나, 해외 매체에서 이번 공연 취소의 배경이 저조한 티켓 판매율이라는 보도가 나온 만큼 이 역시 결혼 발표의 후폭풍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번 행사 공연에서의 '무반응' 사태까지 더해지며 현아는 커리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의 커리어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아나 용준형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물론 두 사람의 사랑은 자유다. 하지만 그로 인한 후폭풍 역시 당사자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축복받아야 할 결혼 발표 이후 전례 없는 커리어 위기를 맞이한 현아가 어떻게 냉담한 여론을 돌릴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그의 어깨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