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이 달 토양에서 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달 개발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한편에선 신중론도 적지 않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이징 국립응집물리학연구소와 중국과학원(CAS) 공동 연구진이 지난 2020년 발사된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가져온 달 토양 표본을 분석한 결과, 물 분자가 풍부한 수화 광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실렸다. 지난달엔 같은 표본에서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찾아냈다는 중국 과학자들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창어 5호는 2020년 11월 달 북서부 '몽스 륌케르' 화산지대에 착륙해 로봇 팔로 달 표면을 2m 정도 판 뒤 1.73kg의 표본을 채취했다. 연구진은 중국 국가항천국(CNSA)으로부터 이 표본을 제공받아 1,000개 이상의 광물 쇄설암을 분리했다. 그중에서 물 분자를 함유하고 있는, 판 모양의 투명한 결정체를 발견했고, '미지의 달 광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달에서 물 찾기는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매달려온 과제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11호가 처음 달에서 채취한 표본에서는 물의 흔적이 발견되진 않았기에 과거엔 달에는 물이 없을 거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달에서 물 흔적을 포착한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중국 연구진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달 표면 토양에서 (데이터가 아니라) 물 분자를 확인한 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사실이라면 달에 있는 물의 기원에 대한 의문을 해결할 단초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창어 5호는 달의 북위 40도 부근에 착륙했는데, 이곳은 낮에 온도가 100도 이상 올라가 물이 증발한다. 만약 달에 물이 존재한다면 온도가 낮은 극지에 있을 거라고 본 과학자들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국내 1호 달 박사인 정민섭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낮에 증발하고 밤엔 응축하는 물 순환 구조가 달에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결과만으로 물의 존재를 확신하기는 이르다. 달에서 채취한 물질을 밀봉 캡슐에 담아 지구로 보낼 때 외부 물질과 섞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연구진이 그럴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설명하긴 했지만, 학계에서 입증되진 않았다. 또 익명의 중국 과학자는 “수분을 함유한 광물 조각이 적어도 2개 이상 발견돼야 한다”고 SCMP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