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조선소 정박 '신형 잠수함' 어디로 사라졌을까? "침몰 가능성"

입력
2024.07.24 08:00
대만 언론 "039A형 위안급 잠수함 사라져"
위성사진엔 크레인 바지선 4척과 흡유 장치
"침몰 가능성" 제기... 영구미제 가능성 높아

양안(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우한의 조선소에 정박해 있던 039A형 위안급 잠수함이 불현듯 사라졌다. 외신은 이 잠수함 침몰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지난달 중국 우한 양쯔강변 우창조선소로 추정되는 정박지에서 중국의 039A형 '위안급' 잠수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침몰했다"며 "수면에 기름 오염이 발생했고, 크레인과 기름을 빨아들이는 장치도 발견됐다"고 19일 보도했다. 039A형 위안급 잠수함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운용하는 가장 현대적인 디젤 잠수함이다. 배수량 3,600톤에 전장은 77.6m로,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취역했다.

6월 한 달 우한 조선소 위성사진 보니...

조선소의 수상한 변화를 알아차린 건 퇴역한 미 해군 잠수함 전투 장교인 톰 슈가트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이다. 슈가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이 지역 위성사진을 게시하며 "5월 29일에는 특이한 것이 보이지 않지만, 지난달 13일엔 잠수함이 정박돼 있던 곳에 크레인 바지선이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사진에선 다시 바지선이 모두 사라졌다. 슈가트는 "모든 일이 다 끝난 것처럼 보인다"며 "사진만으로 확신할 수 없지만 (사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쑤쯔윈 대만 국방아카데미 전략연구소장은 "이 잠수함은 이미 여러 척 운용됐기 때문에 (침몰 원인은) 과도기적 불안정이라기보다 내부 기계 고장이나 외부 충돌일 수 있다"고 자유시보에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균형 유지를 위해 채워넣는 평형수 탱크 고장, 제어 회로나 어뢰 발사관 문제, 배기 밸브나 대형 베어링 파손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군 관련자는 "중국군의 동태와 정보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지만 대만군의 정보 유출을 고려해 논평하지 않겠다"며 "중국 측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드러난 사실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핵잠수함 침몰... 진실은 '영구미제'

하지만 지난 6월 이 조선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군사매체 워존은 "중국 당국은 지역적 또는 세계적 파장 가능성이 있더라도 중요 국가 운영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 및 기타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무는 것으로 악명이 높기에 자세한 내용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짚었다.

앞서 지난해에도 중국 공격용 핵잠수함 침몰설이 제기됐다. 2023년 8월 "대만해협에서 093형 상급 핵잠수함이 침몰했다"는 주장이 SNS에서 확산했지만, 중국은 국방부 차원에서 공식 부인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이 사고가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국 기밀 보고서가 더 타임스,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지난해 8월 21일 서해에서 중국 핵잠수함 093-417호가 영국과 미국 잠수함을 잡으려 자국 군이 설치해둔 덫에 걸려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승무원 55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당시 사실을 부인했던 대만 정보 당국도 올해 5월 국회 입법원에 출석해 "잠수함의 위치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며 침몰을 공식 인정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는 "침몰설은 낭설이며 중국의 군사력을 흠집내기 위한 반중 세력과 외신의 음모"라는 글만 검색된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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