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행세를 하며 고교 3학년 여학생을 2년여간 심리적으로 지배(가스라이팅)해 돈을 뜯고 다치게 한 20대 여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피해자가 자해를 하도록 시키거나 오물을 먹이고, 강제추행하는 등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 손상희)는 지난 19일 특수상해, 강요, 공갈,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봄쯤 당시 고3 수험생이었던 피해자에게 자신이 '영적 능력이 있다'며 접근한 뒤 이듬해 11월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에게 위험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가스라이팅하고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학대는 지난해 3월부터 더욱 심해졌다. 그는 피해자에게 음식물 쓰레기와 강아지 배설물을 먹도록 시키거나, 자해하도록 하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았다. 이미 A씨에게 수년간 심리적으로 지배당한 피해자는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심리적으로 취약한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하며 모멸감을 준 범행"이라고 설명했다.
A씨가 피해자를 성추행 했다는 사실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났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피해자 진술을 다시 듣고, 계좌 거래내역과 통화 녹취록을 분석하는 등 객관적 증거들을 취합한 끝에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A씨는 피해자로부터 300만 원가량의 금품을 뜯어내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상해 및 심리치료지원 등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