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에서 먹겠다며 돼지고기와 소고기 약 270만 원어치를 주문한 뒤 사라진 '노쇼(예약 부도)' 고객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엑스(X) 사용자 A씨는 22일 밤 본인 계정에 '약 270만 원어치 고기를 노쇼 당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해당 고기 사진을 같이 올렸다. 게시글에 따르면 A씨의 어머니는 19일 '군부대에서 먹으려고 대용량의 고기 구매를 원한다'는 손님 B씨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군의 '상사'라고 소개했다는 B씨는 20일 A씨 가족과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삼겹살 40㎏, 목살 10㎏, 한우 등심 10㎏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B씨는 주문한 고기를 22일 오후 5시에 가져가기로 약속했고, A씨와 어머니는 주문 수량대로 20일까지 용도에 맞게 고기를 써는 등 사전 작업을 했다. 한우는 비싸기 때문에 B씨에게 다시 전화해서 '한우 등심이 맞냐'는 확답까지 받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약 당일인 22일 약속한 시간이 지났지만 B씨는 나타나지 않고 전화도 안 받았다고 A씨는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B씨는 전화를 걸어 '바로 출발하겠다. 연락드리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A씨와 그의 가족은 이를 믿고 1시간 동안 기다렸으나 B씨는 오지 않았다. 메신저로 문자를 보내려고 확인해 보니 주문자 B씨는 메신저에서 이미 A씨 측 계정을 차단한 상태였다. 게다가 전에 연락해 온 휴대전화 번호로는 전화를 안 받았고, 일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A씨 목소리를 듣고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고 한다.
A씨는 "평생 단골 장사만 해온 엄마라, 먼저 계약금을 받아둘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며 "손으로 일일이 칼집까지 넣어 반나절을 작업했지만 결국 노쇼 장난질에 당해버렸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은 23일 현재 150만 조회수와 리트윗 7,600회를 기록 중이다.
이후 A씨는 '(주문 접수 때) 왜 계약금을 안 받았냐'는 누리꾼들 질문에 댓글로 답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자영업자 입장에선 선입금 받는 게 어렵다. 10명 중에 8명은 기분 나빠 하거나 이해를 못한다. 장사하는 입장에선 손님과 감정적으로 얽혀봐야 좋은 게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23일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B씨를 상대로) 영업방해, 사기로 고소장을 쓰겠다"고 밝혔다.
최근 군 관계자를 사칭하고 음식점 등에 전화를 걸어 '부대 전체가 먹을 것'이라며 대량 주문을 한 뒤 잠적해 점주에게 큰 손해를 입히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앞서 KBS에 따르면 지난달 충북 청주 한 음식점서는 최근 자신을 국방부 대령이라고 소개한 C씨가 "부대원의 사흘 치 식사"라며 도시락 480개를 예약 주문한 뒤 잠적해 식당 주인이 수백만 원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
한편 고의적인 노쇼의 경우 허위 예약으로 영업을 방해할 의도가 인정되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