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보다 6배나 무거운 '초거대 외계행성' 찾았다

입력
2024.07.25 00:00
지구서 12광년 떨어진 별 주위 관측
표면 1.85도, 가장 차가운 외계행성
제임스 웹 망원경 데이터 1년여 분석

지구에서 약 12광년(약 113조6,400㎞) 떨어진 별을 공전하는 거대한 외계행성이 발견됐다. 이 외계행성은 질량이 태양계 행성 중 가장 큰 목성(1.899x1027㎏)의 6배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독일 막스플랑크전파천문학연구소(MPIA)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산하 연구소 등에 소속된 국제공동 연구진이 지구에서 약 12광년 떨어진 35억 살 주황색 왜성 '입실론 인디 A'를 관찰한 결과, 주변을 공전하는 거대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행성의 이름은 '입실론 인디 Ab'로 지어졌다. 이번 관측에는 나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중적외선 관측장치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입실론 인디 Ab가 중심별(입실론 인디 A)을 공전하는 유일한 거대 행성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체 행성임에도 질량이 목성의 약 6배나 돼 '슈퍼 목성'(목성보다 질량이 큰 행성)으로 분류됐다. 표면 온도는 1.85도 정도다. 우리나라로 치면 겨울 날씨에 가까우며, 지금까지 망원경으로 포착된 외계행성 중 가장 차갑다. 공전 주기는 최소 수십 년으로 예상되며, 중심별과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15배인 22억5,000만km 정도다.

2019년 입실론 인디 A에 중력파의 미세한 떨림이 나타나, 이를 공전하면서 목성보다 큰 거대 행성이 존재할 거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생성된 지 오래되고 차가운 행성은 중심별의 밝은 빛에 가려져 관측이 어렵다. 그러나 2021년 JWST가 가동을 시작하고, 적외선을 분석해 별이나 행성을 관측하는 기술이 발전하며 외계행성 탐색이 활발해졌다. 이에 연구진은 입실론 인디 Ab의 정체를 확인하고자 지난해 4월 JWST로 입실론 인디 A 주변을 촬영했다.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촬영된 중적외선 이미지에서 보이는 빛을 분석해 입실론 인디 Ab를 찾아냈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매튜스 MPIA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입실론 인디 Ab처럼 차갑고, 태양의 나이(약 46억 년)와 비슷하게 오래된 외계행성들을 관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입실론 인디 A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외계행성을 찾는 연구에서도 최근 주목받았던 만큼 관련 연구 역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하연 인턴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