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고령 리스크' 속 대선 후보 사퇴 촉구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또다시 건강 문제라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증상은 가볍다고 하지만, 당분간 공개 유세를 하지 못하게 된 점이 뼈아프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은 백악관 발표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주치의는 "대통령이 이날 오후 콧물과 기침을 포함한 증상을 보였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코로나19 검사를 했더니 양성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7월 21일에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적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경합주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대 흑인인권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행사에 참석한 뒤 감염 증상이 나타났다. 지난 13일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사흘 만에 공개 유세를 재개했는데, 바로 다음 날 이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날 그는 히스패닉계 미국인 단체 유니도스US 연례 회의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이를 취소했다. 이 단체 대표인 재닛 무르기아는 "대통령이 함께 할 수 없다며 유감의 뜻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 후 '강인한 지도자' 이미지가 부각되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건강 및 노령 리스크가 재점화하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아프리카계 매체 BET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치의 중 누구도 (나의) 건강 문제를 말한 적이 없다"면서도 "만약 내게 의학적 상황이 발생해 의사가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대선 (레이스) 완주를 재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확고한 완주 의지를 피력했던 것과는 달리,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