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박사학위 예비심사에서 대학원생이 대신 써준 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은 현직 검사가 최종 무죄 판단을 받았다. 제자를 동원해 검사 동생에게도 대필 논문을 제공해준 혐의로 해임된 교수는 학교를 상대로 불복 소송을 걸었지만 패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이성복)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모 검사의 파기환송심에서 4일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과 정 검사 모두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판결은 12일 확정됐다.
정 검사는 2016년 12월 성균관대 로스쿨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 과정에서 대학원생들이 쓴 자료를 스스로 작성한 것처럼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지도교수였던 A 전 교수가 제공한 초고를 대학원생이 보완한 뒤 보고했고, 정 검사가 이를 전달받아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검사의 여동생인 정모 전 교수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그 또한 2017년과 2018년 A 전 교수의 지시에 따라 대학원생 조교와 강사들이 쓴 논문 3편을 자신이 작성한 것처럼 속여 학술지에 게재해, 논문 심사위원들의 심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1∙2심은 이들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자료의 대필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며 정 검사 사건만 무죄 취지로 돌려보냈다. 대학원의 논문 예비심사 절차를 고려하면, 설령 대필된 자료로 발표했더라도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필 범행을 주도한 A 전 교수는 5월 업무방해 혐의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는 자신을 자른 학교 측을 상대로 해임 취소 소송을 걸기도 했으나,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고은설)는 11일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