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이 대학을 마치는 기간과 첫 취업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역대 최장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무원보다 사기업을 선호하는 비중이 커진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더딘 경기 회복으로 기업 고용이 위축돼 취업은 더 어려워졌지만, 치솟은 물가와 집값 등을 고려해 청년들이 초봉이 박한 공무원보다는 사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15~29세)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대졸자(3년제 이하 포함)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4년 3.8개월로 1년 전에 비해 0.5개월 증가했다. 졸업 후 임금근로자로서 첫 취업을 하기까지 기간도 11.5개월로 같은 기간 1.1개월 늘었다.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이다.
청년층 인구는 81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24만3,000명 감소했는데, 이 중 일하지 않거나 못하는 청년이 늘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은 50.3%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청년층 고용률(46.9%)은 0.7%포인트 하락한 반면, 실업률(6.7%)은 0.9%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이의 비중(13.9%) 역시 지난해 대비 1.3%포인트 줄었다.
청년층의 취업 선호 분야도 바뀌었다.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분야 순위에서 일반기업체가 29.7%로, 23.2%인 일반직공무원을 앞질렀다. 사기업이 공무원을 제친 것은 역대 최초다. 과거 안정성이 보장되는 공무원 선호도가 높았지만, 고물가에 집값도 비싼 상황에서 사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최저임금과 같이 2.5% 인상했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와 올해(예측치) 각각 3.6%, 2.6%다. '공무원으로 일하면 되레 실질 소득이 깎이는' 상황인 셈이다.
청년들이 첫 일자리를 그만둔 비율은 65.7%에 달했다. 주요 이유로는 '보수, 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 답변이 45.5%로 1위를 차지했고 '임시적, 계절적인 일의 완료·계약기간이 끝남'이 15.6%로 뒤를 이었다. 청년층 첫 일자리 중 시간제 근로 비중도 23.4%로,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선호하는 청년층의 수요와 실제 제공되는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첫 직장 취업 당시 임금은 200만~300만 원 미만(35.2%)이 가장 많았고, 150만~200만 원 미만(33.1%), 100만~150만 원 미만(13%) 순이었다. 300만 원 이상인 경우는 5.1%에 불과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데 청년 취업에 대한 정부 차원 어젠다가 보이지 않는다"며 "임시적 일자리 중심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임금 차이가 벌어지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